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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00): 예수의 붉은 육성, 그 피의 언어를 묵상하며(4)

 

악마, 곧 사탄이 주님께 제시한 마지막 시험은 사람들로선 가장 선호하는 축복인지라 누구든 덥석 받아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좋은 제안이 아닐 수 없었을 것 같다. 어쨌든 누구든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이라면 사탄이 던진 마지막 시험은 헤어나기 가장 힘든 시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국에선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가 치려질 때면, 아니 학교에서 반장 선거를 치를 때만 해도,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부탁할 적엔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습관처럼 보였고, 아예 땅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하는 모습들도 보지 않았는가? 그렇게 한 번 절하는데 누가 한 표를 주겠다면, 다른 방법 모두 접고 절하는 것을 선거 운동하며 돈도 안 들고 얼마나 좋겠는가? 사탄은 앞서 제시한 두 번의 시험에도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자 마지막 기회인 듯 제 딴엔 희망을 가지고, ‘이 번에야 말로 쉽게 무너지겠지!’ 이런 기대를 가지고 제 나름대로 반드시 자신이 승리할만한 시험문제를 주님께 던진 게 아니었나 싶다. 그는 일단 예수님을 가장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고 다음과 같이 시험문제를 제시했다.

 

네가 나에게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4:9)

 

입후보자들을 향해 고개 숙여 절하면 한 표를 준다.’고 누가 말하면, 간단하게 계속해서 고개 숙여 절만 해도 국회의원이 될 판인데, 사탄에게 절 한 번 하면,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쉬운 시험이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응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그러나 그렇게 유혹하는 사탄을 대하는 주님의 태도는 아주 단호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하였다.”

 

자신의 유혹이 계속 먹혀들지 않고 실패하자, 또 다른 시험문제를 가져올 법도 한데 사탄은 주님께서 사탄아, 물러가라.’는 단호한 말씀을 거부하지 못하고 물러서고 말았다. 그렇다. 사탄의 시험은 언제나 거짓말이라는 게 또 다시 드러났다.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은 그의 소유가 아니다. 결코 사탄의 소유가 될 수 없다. 모든 것과 그 영광은 결국 창조주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 네게 주겠다.’는 제안은 남의 것을 가지고 인심 쓰는 사기꾼의 거짓말이다.


여기서 사탄의 시험은 모두 거짓이라는 그 실상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남을 무너뜨리고 그것으로 자신이 덕을 보려는 자기중심적인 사탄의 언어는 모두가 거짓일 수밖에 없다. 홀이라도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사탄의 시험을 이기려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또 자신의 능수능란한 말을 내세워도 필패이다. 시험을 받을 경우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인가, 시험하는 자가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 누구라도 자신을 이용해서 거짓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자가 있다면, 처음부터 철저히 거부하는 것이 상책이다.


사탄의 거짓말은 누구에게나 해악을 끼칠 뿐이다. 에덴에서 사탄의 첫 유혹이 바로 오늘의 인간까지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사탄의 거짓말의 ‘pandemic’은 결코 중단이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사탄의 시험의 목표는 주님으로 하여금 십자가를 지지 말라. ‘고난과 죽음을 피하고 안전과 평안을 취하라.’였다. 고난과 죽음을 피하라는 것은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곧 자신의 머리가 깨지는 종말이기 때문이다. 사탄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끊임없이 시험문제를 던지는 것은 실패자를 많이 만들어 그들의 괴수노릇이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함 때문에 누구라도 붙들고 거짓을 무기로 계속 시험한다. 그의 시험을 이기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그와의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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