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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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지난 달 내가 다닌 곳의 궤적을 그려보냈습니다. 수퍼 컴이 인간을 지배하면 사생활이 줄어든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감시당한 느낌이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겠지만, 그럴수록 더욱 인간이 감시 혹은 지배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그건 별개의 문제이니 일단 뒤로 남겨두고요. 지도 위에 그려진 매우 단순한 직선들을 보면서 ‘아, 저게 지난 달 내 인생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서울가는 비행기 모니터의 항로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디를 갔으며, 어디에 머물렀는지,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인지 다 보였습니다.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나타내지 않았으나, 저 정도면 ‘나’라는 인생을 대변해주는 작은 도구임에 틀림없다 생각했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도구는 다양합니다. 초상화가 나의 모습을 알려줍니다. 사진 스냅샷이 나의 특정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내가 쓴 글이나 나에 대하여 쓴 글, 혹은 내가 한 말이나 나에 대하여 한 말들이 나를 알아가는 방편이 됩니다. 내가 내린 결정이나 눈에 띄게 나타나는 행동이 내가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요즘에는 ‘내가 어디에 갔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이것이 나를 나타내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생활, 관심, 성향 등을 알게 해주며, 만일 장소를 시간대로 상세하게 분류하여 모은다면, 인생 조각들이 더욱 세밀하게 보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어디에 있었는가?] [어디에서 무엇하느라 시간을 보냈는가?]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누군가는 술집시간이 많을 것이고, 누군가는 운동시간이 많을 것이며, 누군가는 출퇴근시간이 많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한담시간, 누군가는 공부시간, 누군가는 말씀과 기도시간 등이 많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도구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특정 장소에서 특정한 뭔가를 하고 있다면, 이것이 지금의 그 사람입니다. 지난 8월 달에 제가 있었던 곳은 다람쥐 쳇바퀴돌듯 오갔던 ‘집과 교회’였습니다. 그 외에 사소한 몇 곳에 들리긴 했으나 집과 교회가 전부였습니다.
내친김에 인생 전체를 두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인생은 단순합니다. 집, 학교, 교회에서 보낸 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년에 한 번 정도는 가려고 애썼던 선교지나 가끔 가족들과 여행갔던 소도시들이 있긴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 생각해보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어디에 갔었을까? 대부분의 시간을 어디에서 무엇하며 보냈을까?] 혹시라도 후회하거나 감추고 싶은 시간과장소, 행동과 생활이 있었다면 지금부터 의도적으로 바꾸면 됩니다. 그래서, 놀고 먹고, 마시는 시간 장소보다는 다른 사람을 돕는 시간과 장소, 의롭게 살기 위해 수고한 장소와 시간, 하나님을 경배하기 위해 있었던 자리와 시간이면 훨씬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나의 궤적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고 있으니, 뒤돌아볼 때 하나님과 사람 앞에 행복하며, 선하고 의로운 흔적 궤적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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