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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11): 바울을 통해 듣는 하나님의 지혜(3)
땅을 돌보게 하신 하나님의 뜻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특히 창조의 마지막 날에 지으신 첫 사람에게 에덴동산을 거처로 허락하시면서 왜 그곳을 그들에게 돌보도록 명하셨을지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소산의 극대화만을 바라고 외치는 탐욕의 사람일지라도 더 많은 소산을 위해서도 더 많은 투자나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다. 물론 돌봄이 주가 아니라, 더 많은 소산이 목적이겠지만 말이다.
바울은 고린도에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사도의 직분에 관해서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관리인으로 보아야 한다(고전4:1).’고 말하면서, 이어서 ‘이런 경우에 관리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신실성입니다(2절).’라고 강조한 걸 보게 된다. 자연을 돌보는 책무를 맡은 인간에게도 신실함을 요구하신 건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자연에서 얻는 소출이 적다면, 우선 자신의 신실함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나는 어제도 아내와 산림보호구역을 걸으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크고 강력한 장비들을 동원해서 산림보호구역을 가꾸고 손질하는 모습을 보았다. 죽은 나무들을 잘라내면서도 쓸 만한 재목들을 따로 모아 가져갈 준비도 하고, 조금 작은 둥지와 가지들을 그 자리에서 분쇄기에 갈아서 다른 용도로 쓰려고 싣고 가는 것도 보았다. 여기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연을 돌보도록 명하신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만약 사람들이 자연을 돌보지 않으면 종국엔 인간은 자연에 점령당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지해야 하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 하나님께 범죄 했을 때 왜 땅이 저주를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선 땅에서 가시와 엉겅퀴가 나온다고 미리 경고하셨다. 땅을 학대하고 착취만 한다면, 인간은 결국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고난을 짊어지고 이리저리 먹을 것을 찾아 방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이 자연을 피폐하게 만들어버리면 자연을 통해서 얻게 되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고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한 걸 듣는다면 하나님께서 손수 지으신 자연을 사람에게 맡기신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 창조 때로부터,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 곧 그분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사람이 그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닫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핑계를 댈 수가 없습니다(롬1:20).’
인간이 하나님의 피조물인 자연의 삼라만상을 본다면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핑계 댈 수 없다. 길가에서 짓밟히는 풀 한 포기에도 하나님의 뜻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왜 강물은 흘러가게 만드시고, 바다는 모래로 막아놓으시고,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조치하셨는지(렘5:22), 하나님의 큰 뜻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도행전을 쓴 누가 역시 사람을 기쁘게 해주시려고 하나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를 알도록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들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친히 지으시고, 관장하시는 모든 피조물의 변화 속에서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긍휼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하고, 내려진 혜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오직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감사해야 한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곧 하늘에서 비를 내려주시고, 철을 따라 열매를 맺게 하시고, 먹을거리를 주셔서, 여러분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행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