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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27): 믿음과 사랑의 요구는 각각 다른 명령인가?
우리의 일상에서 믿음은 우리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갖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란 사실(엡2:8-9)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님께선 왜 하필 믿음을 선물로 주셨는지 무척 의아스럽기까지 한 게 사실이다. 하나님께선 창조주이시다. 하나님께선 모든 것들을 지으셔서 온 우주공간을 모두 채우시고, 지구를 지으셔서 모든 피조물들, 특히 모든 생명체들이 지음 받은 그 종류대로 주어진 생명을 살아가도록 하셨다. 모든 피조물들은 모두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지으셨기에 서로를 알아야 하고, 서로를 믿어야 관계 속에서 서로 차질 없이 살아갈 수가 있다. 더구나 모든 피조물들, 사람까지도 지음 받은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근원을 확인할 길은 믿음 외엔 다른 아무 것도 없다. 사람은 자신의 근원을 믿음 외엔 확인할 길조차 없다.
서로 관계를 유지하고 살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서로 상대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상을 보면서 서로 위협하며 분노하고 미워하며 발톱을 세우거나 이빨을 내놓고 서로를 위협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관계란 사실이 전혀 실감되지 않는다.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이 하나님께 불순종하며 하나님을 떠나게 되면서 땅이 저주를 받은 사실을 안다면, 그 이후에 모두가 서로 적대 관계로 변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애당초 하나님께선 서로가 서로를 믿는 믿음을 요구하셨지만, 첫 사람의 범죄가 있고 난 후에도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들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선 더더욱 믿음이 필요하게 되었으니 사람의 범죄 이전이나 이후에도 믿음의 필요는 동일하지만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사람의 범죄 이전에도 믿음이 필요했고, 그 이후 죄를 씻기 위한 처방에도 필요한 것 역시 믿음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믿음은 각자가 설득해서 ‘나를 믿어 달라.’고 사정하거나 상대가 나를 믿을 수 있도록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보여주면서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얻으려고 애를 써야한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얻어야 나는 신용 있는 사람, 곧 믿을 만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우리 각자에게 그런 믿음을 설득하지 않으시고, 믿음을 선물하셨다. 그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고, 믿음이 있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할 수도 있다.
진정 믿음의 필요를 아시고 믿음을 선물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각자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서로 믿음을 갖게 되면, 그 믿음을 유지하는데 서로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믿음을 서로의 삶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란 걸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믿는 자들을 향해 특히 바울은 서로를 ‘형제자매 여러분’ 이라 부른 것을 보게 된다. 곧 한 가정의 식구들이란 뜻이다. 모든 믿는 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의 전제가 믿음이란 사실을 알기를 바라시며 선물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믿음의 실질적 대상은 무엇인가? 사람인가, 물질인가? 성공을 위한 긍정적 자기 확신인가? 바울은 믿음의 대상은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한다(롬1:5). 우리들의 좋은 생각으로, 더더욱 큰 이득을 얻기 위해 서로 의지하는 믿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자매가 돼 사랑하고 살아가길 바란 것이다. 주님께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는 것(요16:8)’이 죄라고 말씀하신 것을 듣게 된다. 주님을 믿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국 하나님을 떠나게 되고, 죄 속에 사로잡혀 살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선물은 우리가 구원을 받기 위해서도 필수이지만, 구원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랑을 위해서도 믿음은 반드시 우리와 동반되어야 할 필수이다. 믿음 없는 사랑, 사랑 없는 믿음, 끈 떨어진 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