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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30): 예수의 붉은 육성, 그 피의 언어를 묵상하며(5)
예수께서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신 후 광야로 가셔서 40주야 기도하셨지만, 그의 배고픔을 기회로 삼아 적대자인 사탄이 주님을 시험했을 때, 이미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셔서 그를 물리치셨다. 주님의 그 다음의 행보가 궁금하다. 그렇다. 예수께서 갈릴리 가버나움을 사역지로 삼으시고, 거기서 복음을 전파를 시작하셨다. 갈릴리로 가신 것은 세례자 요한이 체포를 당해 헤롯에게서 목 베임을 당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신 후라는 사실을 안다면, 더구나 주님과 요한과의 특별한 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먼저 죽은 자를 위로하고 장례를 치르는 것이 먼저이고, 그 후에 사역을 시작하셔도 괜찮으실 텐데, 더구나 주님께서 세례 요한에 대해서 ‘여인이 낳은 자 중에서 요한보다 큰 자가 없다.’고 칭찬하신 것을 보더라도 당연히 문상이 먼저였을 거라 생각되지만, 주님께선 요한의 비보를 들으시고서도 그대로 갈릴리로 가셔서 복음 전파를 시작하셨다.
그 두 분의 관계를 알든 모르든, 겉으로 보기엔 주님께는 인간미가 없다고 비난할 사람들이 있을 법도 하다. 그렇다고 복음 전파가 더욱 시급하기 때문이었다고 쉽게 변명하는 것으로는 아무래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죽은 사람 장례는 죽은 사람들이 치르게 하라(마8:22).’는 주님의 말씀에 깊은 뜻이 있다는 사실을 뒤로 미루고, 두 분의 메시지가 동일한 사실에 주목해 본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이것이 두 분의 공통된 메시지이다. 두 분이 한 분 하나님의 한 가지 복음을 동일하게 증언한 것. 이것은 증언이 효력을 발생하려면 두 사람 이상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법적 효력의 요구를 충족시킨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두 분의 공동 선언은 결국 하나님의 인간 구원 계획이 구체적으로 약속의 땅에서 개시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두 분은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긴 했어도 예수께선 동정녀에게서 태어났고, 요한은 나이가 많은 실상은 죽은 자와 같은 노모에게서 태어났다. 두 분 다 기적으로 출생한 분들이다. 기적이란 창조주 하나님의 개입으로 자연법칙을 초월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 사실을 다른 말로 이해하면 두 분의 출생은 결국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6개월 차이이지만, 동일한 때에 서로 아는 집안에서 각각 태어나도록 하나님께서 섭리하셨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두 분이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동일한 메시지는 무슨 뜻일까? 그리고 천국을 맞이하기 위해선 ‘회개하라.’인데, 회개란 무엇을 얼마나 토해내야 하는 걸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스라엘로 하여금 모든 죄를 하나하나 고백하라는 의미일까? 사실은 어느 한 사람의 죄의 고백만도 헤아리기 힘들 테인데, 언제 그들이 모든 죄를 회개하고 천국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예수의
아담처럼 마치 한 가지 불순종의 죄지만, 불순종하기까지 그 마음속에서 일어난 계산된 모든 생각과 마음의 모든 것들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한 사람의 모든 죄가 한 번의 회개로 깨끗하게 되기는 참으로 어렵다. 아무리 생각과 마음을 샅샅이 뒤져서 지은 죄를 찾아내서 용서를 구하고 깨끗하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진정 회개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나님을 떠났던 자가 하나님을 목표로 삼아 방향을 그분께 맞추어 고개 숙이고, 그분께 돌아가는 것, 탕자의 비유에서처럼 일단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이다.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그분 앞에서 회복된 신분으로 새롭게 살아가는 것이 회개이다. 주의 피의 공로로 용서 받았음을 믿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회개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시며 오늘도 기다리신다. 예수께서 땅에 태어나신 것 자체가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구체적 선언이지만, 에덴에서 잃어버린 천국의 회복은 결국 그분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시고, 약속대로 성령을 보내셔서 교회가 생겨나기 전에는 땅위에 천국이 도래한 것은 아니다. 천국은 단순히 하늘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계속해서 지상에 살고 계시는 한 우리의 죄도 그대로이고, 죄의 용서가 없기에 천국의 도래는 요원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