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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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은 노회 공로목사이자 갈보리교회 원로목사이신 고응보목사님의 90회 생신이었습니다. 딸의 주관으로 가족, 친지, 교회 성도, 노회 회원 중 몇 사람이 줌zoom으로 모여 축하드렸습니다. 케익 위에 세워 있는 90이라는 숫자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온 일생이며, 사랑, 감사, 사명, 헌신이 쌓인 숫자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숫자들이 많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번 달에 28번째 설립 기념 생일을 맞습니다. 28일이 28회 생일이라 해서 생일 앞에 ‘골든’을 붙이기도 한답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이면 미국에 온 지 30년이 됩니다. 한 곳 바라보며 달려온 세월은 벌써 30년 세월입니다. [나에게 그 30년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며, 의미를찾아 깊이 돌아봅니다. 그 뿐 아닙니다. 몇 일전이결혼 33주년이었고, 몇일 후면 어머니 천국가신지 13년이시고, 내년 3월이면 육친의 아버지께서 천국 가신 지 40년이 됩니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런 저런 숫자가 제법 많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숫자들이 별로 피부에 와 닿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각자 [자신의 숫자]는 어떻습니까? 살아온 세월의 숫자는 몇인가요? 미국에 산 햇수는 몇이며, 자녀 혹은 가족의 수는 몇인가요? 하루 일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는시간, 유튜브 보는 시간이나 좋아하는 채널의 수, 삶을 나누는 절친의 수 등은 어떤가요? 참으로 다양한 숫자가 우리의 인생에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숫자들이 우리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남기고있습니다. 개인이나 가족관계 뿐 아닙니다. 교회생활이나 신앙생활과 관련해서도 많은 숫자가 있습니다. 교회 다닌 년 수? 목사, 장로 등 직분으로 섬겨온 햇수? 성경 완독, 나 때문에 예수 믿은 사람, 선교지 방문, 하루 기도 시간, 일주일에 교회에 오는 횟수 등은 어떤가요? 이 모든 숫자마다 나의 신앙과 삶에 뿌리 깊게 연결된 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숫자들이 나 혹은 우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숫자는 때로 [이름표] 같고, 때로 [이력서] 같으며, 때로는 내 삶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며 무엇을 하였으며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도 나타냅니다. 숫자마다 나의 부끄러움과 자랑을 드러내기도하고, 나의 후회와 삶의 깊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숫자이기도 하며 세월이 남긴 숫자이기도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다가온 숫자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떠나가며 남긴 숫자이기도할 것입니다. 어느 숫자이든지, 나를 말하고, 의미를 남기기 때문에 숫자로 연결된 각 영역과 각 사람 앞에서 정직하고, 신실하며, 겸손하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숫자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교회는 2년 뒤에 30주년이 될 것이며, 우리 모두 각자 나이도달라질 것입니다. 거짓, 허풍, 망상, 게으름, 속임수, 이기심, 자존심, 불신앙 등이 만든, 이를테면[허수虛數] 같은 숫자가 아니라, 신실, 부지런함, 사랑, 화평, 헌신, 화목, 믿음 등이 만든, [실수實數]와 같은 숫자가, 각 개인과 우리의 삶에 많아지기를 중심으로 바랍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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