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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31): 예수의 붉은 육성, 그 피의 언어를 묵상하며(6)

 

주님께서 갈릴리 가버나움을 복음 사역지로 삼고 그곳으로 거처를 옮기신 후에 본격적이 복음 사역이 시작된 걸 보게 된다. 그 첫 사역은 갈릴리를 중심으로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도 가르치시고, 천국의 복음을 전하시는 중에 백성들의 여러 가지 질병을 고쳐주시는 것으로 본격적인 복음 사역이 시작되었다( 4:23-24). 그런 중엔 많은 무리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주님을 따르게 되자, 주님께선 산비탈( a mountainside. NIV)로 올라가서 앉으셨고, 제자들이 그분 주변으로 모여든 것을 보게 된다(25, 5:1).

 

우리에게 익숙한 산상수훈(the Beatitudes)이 전파되는 장면의 시작이다. ‘예수께서 입을 열어 그들을 가르치셨다.' 문맥상 많은 무리들이 아니라,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으로 보면 어떨까 싶다. 어쩌면 처음 부름 받은 제자들에게 복음의 진수, 혹은 천국의 헌장을 가르치신 것이고, 다른 표현으론 그리스도 자신의 행복론을 강의하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너희들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면 나를 보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제자들을 부르셨고, 그들을 훈련시키시려면 그들이 갈망하는 행복관을 바르게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이니 산상수훈을 설파하신 것이 아닐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5:3-5).”

 

주님께서 언급하신 세 가지 복을 먼저 묵상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복, 혹은 행복과는 개념 자체가 전혀 다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복음의 근원이신 주님께서 말씀하신 복이란,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를 거라는 생각이 그분의 말씀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나름대로 중요하게 기억하고 있는 오복(五福)도 있고,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야라는 사람들에겐 실상 주님의 산상수훈에선 그런 복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땅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긴 해도 자신이 그 조건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미리 포기해버릴 것 같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면, 천국을 소유한 자가 복 있는 자이다. 그런데 그 복도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복은 누구에게서 받는 수동태로 돼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어야 천국을 소유해서 복을 누릴 수가 있을까? 마음이, 혹은 심령이 가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음엔 위로를 받는 자라야 복 있는 자인데, 그런 자는 슬퍼서 우는 자여야 한다. 다음엔 땅을 차지해야 복을 누릴 사람이지만, 그런 자는 온유한 자여야 한다. 가난한 자, 우는 자, 온유한 자가 되면, 미리 약속하신 복을 받는다는데, 과연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찾아보면, 그리 쉽게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누구라도 스스로 마음이 가난한 자라고 인정한다고 해서 하늘나라를 차지할 수 없고,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도 어렵지만, 그렇게 운다고 해서 위로를 받고 위로를 받으면 복이 되는 것도 아니다. 누구에게서 어떤 위로를 받아야 행복해질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의 온유로 정말 땅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진짜 의문이다. 정말 온유한 마음을 가지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해서 필요한 만큼 땅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파트 한 채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필요한 땅이나 그 위에 세워진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행복일 수는 없다. 아파트 값이 내려가면 금방 한숨이 나올 것이니 복이 아니라, 재난이 돼버릴 터. 우리 주님의 산상수훈은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행복 조건임을 깨닫는 것이 최우선이다. 진정 주님께서 약속하신 복이 무엇일지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 먼저 행복해야 할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자. 마음이 가난한 자, 슬퍼하고 우는 자, 그리고 온유한 자를 묶어서 한 부류의 사람으로 보면, 모두 하나님의 긍휼의 대상, 곧 불쌍히 여김을 받아야 할 자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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