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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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신문인, ‘기독신문’에 들어가봤습니다. 시카고 교계 소식도 잘 모르고 한국 교단의 소식은 더욱 둔한 입장에서 오랜만이었습니다. 세 분의 부고가 있었습니다. 두분은 이름도 잘 알고 뵌 일도 있는 교단 어른들로 구십대 후반의 수를 다한 부고였습니다. 코로나 기간이지만 장례 안내도 비교적 성대하였습니다. 다른 한 분은 잘 모르는 분이었습니다. 이리 저리 따지면 알 수 있겠지만, 이름과 사진으로만 봐서는 모르는 분입니다.
저는 이 분을 모릅니다. 그런데 몇 일 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어떤 교육을 받았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선교활동을 했는지 전혀 아는 바 없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쓰였습니다. 짧은 소개를 보니 66세의 독신 여선교사입니다. 영국에서 언어훈련을 받았고, 무슬림 선교를 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사역했으며, 그리고 일본에서 사역한지 23년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 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4개월 후 천국에 가셨습니다. 무슨 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 어떠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고에는 빈소가 어디라 하며, 유족으로 동생 세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분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가슴이 먹먹하게 미어져왔습니다. ‘독신’이라는 말이 주님을위한 의도적 헌신일 수 있는데, 저에게는 외로움이라고 읽혀졌습니다. 유족 란에 동생 이름이있는 것도 쓸쓸함으로 보였습니다. 인생의 반을 선교지에서 보냈으며 그 이전도 선교를 준비하는 삶이었을 것입니다. 평생 주님을 위해 살았고, 주님에게 자기를 온전히 드린 사람일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동역한 행복한 선교사님이었을 것입니다. 가족보다 더 가까운 동지가 생겼을 것이고, 하나님께 드릴 사역의 열매도 많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천국에서 우리 주님이 품에 안아 환영하시고, 이 땅의 수고를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누리는 영생복락을 누리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쓸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름 모를 선교사님들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담임하고 있으니 지금도 여러 선교사님들이 연락해옵니다. 사역 소개, 사역 지원 요청, 급한 기도 제목, 안식년 차와 거처 요청, 급한 필요 지원 요청 등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잠시 기도하며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편지, 오랫동안 책상 위에 두고 기도하다가 없어지는 편지, 부족하지만 응답하는 편지, 이멜 속에 굵은글씨로 아직 남아 있는 편지 등 다양합니다. 그럴 때마다 미안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다음 기회를 생각해보자 홀로 중얼거려보지만, 기실 마음과 달리 공수표 임을 아는 입장에서 늘 미안했습니다. 어쩌면 그 미안함이 독신 여선교사의 부음에 몰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수 많은 편지들이 마치 그 분이 보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응답 못함이 미안했습니다. 나중을 기약했는데일찍 떠나신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 평생을 주께 드린 분들의 앞 길이 외롭지 않기를 조용히바래 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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