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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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읍사무소 앞에 붙어 있던 선거 벽보는 신비스러웠습니다. 한계가 분명했던 내 작은 세상을 어디엔가 있을 넓은 세상으로 이어주는 초청장 같았습니다. 투표권이 없었고 선거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마치 누군가 국회의원과 대통령 되겠다고 나를 찾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인물과 경력을 보면서 저 사람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웃는 미소가 좋은 저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잊어버리고 나의 국민학교 생활 속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성장하면서 벽보의 행간이나 이면을 더 들여다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벽보에는 사실과 다른 어떤 것들이 웅크리고 있음을 알았고, 벽보 뒤 곰팡이 서린 밀가루 풀보다 더 고약한 냄새들이 담겨있음도 알았습니다. 물결을 거스릴 수 없었던 서민들은 ‘순응’의 삶을 이어왔으며, 어느 때 부턴가 내 스스로 좋은 역사를 만들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 때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정치 이야기가 늘어가며, 정치와 자신을 동일시 하였고, 다른 정치에 서로 배타적이 된 것이 말입니다. 그 후 포스트 모더니즘 출생 세대들의 ‘나의 소중한 것만을 절대화하는 습성’이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너는 상호배타성을 키워왔습니다.
정치가 무엇이며, 무엇이 바른 정치인지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대선이 가까우니 대선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교회에서는 절제하자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이상하게 정치 이야기를 하면 언성을 높입니다. 이해보다 갈등이 많아집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믿음으로 하나된 자들이 세상 정치 때문에 그 하나됨이 깨진다면 곤란합니다. 믿음으로 하나된 자는 나뉠 수 없다는 것과 정치가 우리 신앙을 깨뜨릴 수 없다는 두 측면에서 모순입니다. 이 시대의 대선(정치)에 낭만은 사라졌고, 감정만 남았습니다. 단합은 사라지고 분열이 가증되어 왔습니다. 정치가 그러니 정치를 이야기하는 자들도 감정과 분열이 남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고 절제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도 나라에 속해 있는 이상 그 나라의 정치 발전에 책임이 있습니다. 다툼과 분열로 이어지는 정치 대화가 아니라, 성경적 관점에서 다양한 면의 정치 참여로 그리해야 할 것입니다.
대선이 가까워 오니 미리 당부 드립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나 당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당보다 더 큰 그림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나는 누구를 지지한다 말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지지자도 100%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대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탁드립니다. 어느 시간이든지 설교나 공공의 대표 기도에 자신의 정치적 주관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도의 교제 시간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형제 자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두 각자의 정치적 주관은 존중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하나인 가족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희가 영으로 시작하였다가 육으로 마치겠느냐 하는 말씀처럼, 믿음의 형제자매로 시작하였다가 정치적 대적자로 마치지 않도록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직 한국 대선이 세달 정도 남았고, 예전 같은 주일 친교 시간은 없지만, 한 번쯤은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무거운 주제의 먼지만한 조각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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