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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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제 개인적으로 일이 많았습니다. 작년 가을에 시작한 병원 출입이 몇 번 더 있었고, 한 달 전에 자동차 사고까지 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교우들에게 내려 앉은 무거운 분위기 걷어 내는 일도 버거우며, 감성시대라며 논리를 뒷전에 둔 때에 바른 생각의 길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병원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걱정하시는 장로님들과 교우들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큰 수술이나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 아니었으며, 사고 중에도 온전히 안아 보호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쉽게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금년에 교우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습니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금년의 제 느낌은 조금 다릅니다. ‘진하게 달인 차 맛’ 같은 교우 사랑을 누렸습니다. 걱정해 주시는 말 한마디에 정이 있고, 몇 마디 카톡 글속에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수줍은 눈 빛의 안부 인사, 축복하며 기도하시는 모습, 손 꼭 붙잡은 근심어린 얼굴에 코 끝이 찡하곤 했습니다. 여러 표현과 표정, 말과 글, 기도와 응원 속에 교우 사랑을 넘어선, [가족 사랑]을 누렸습니다. 양가 가족이 없어 미국 생활 삼십 년 되도록 다소 외로운 명절을 보내는 우리에게 금년은 귀한 축복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장로님, 권사님들을 비롯한 온 교우의 사랑은 어디서나 자랑거리입니다. 하지만, 목사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를 지키며 사랑을 주고 받으려니 저 스스로에게 조금 엄격했나 봅니다. 가족은 가족인데, 도리가 엄중한 가족이라 할까요? 금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목사의 기본 예의나 도리는 여전히 지키되, 우리는 서로 손 내밀면 바로 닿는 [가까운 가족]입니다. 수 많은 대가족 식구 중에 목사가있는 정도처럼 여겨집니다. [그레이스교회 식구] [목장 식구] [교회는 가정이다] 제가 좋아하고 자주사용하는 말이, 현실에서 더욱 이해되고, 더욱 빛을 발하는 한 해였습니다.
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쓰는 중입니다. [교회는 가정]이며, [우리 모두는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가족애를 더하듯, 온 교우들이 한 해를 건너며 가족애를 더하면 좋겠습니다. 교회에 대한 이론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함께 목회하는 실제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안부 묻고, 오랜만에 보면 보듬어 안아주며, 흉과 허물 있어도 내 식구이니 감싸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더디 걸으면 발맞춰 걸어주고, 누구에게나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며, 어른 청년 아이가 공존하니 관계의 도를 다하면 좋겠습니다. 내 맡은 일 잘 감당하여 다른 사람에게 유익되고, 열심히 수고하는 다른 사람들을 격려해주며, 사랑에서 시작하여 사랑으로 끝나면 좋겠습니다. 한 가족이니 주님 앞에 갈 때까지 주님 십자가 사랑이 만들어준손을 꼭 붙잡아야겠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마다 거리마다 칸막이가 생겼지만, 우리는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는 아버지 사랑으로 하나되었습니다. 우리는, 참 소중한 이름의 관계, 그레이스 가족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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