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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65): 사람 이야기 3
나그네의 삶의 의미와 기초
창조주께서 사람을 지으셔서 땅위에 살게 하실 때에 다른 누구, 혹은 다른 무엇에도 붙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도록 오직 사람에게 특혜를 부여하셨다. 그렇다. 창조주 하나님 외에 그 무엇, 혹은 그 누구에게도 붙들리지 않는 자유인의 삶을 누리도록 하신 것, 하나님의 보장된 자유가 창조주의 창조질서에 부여된 특별한 은혜가 자유이다.
하나님께선 최소단위인 부부라는 핵가족 제도를 가정의 기본으로 제시하시고, 부부 한 쌍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가도록 자유가 보장된 질서를 세워주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당연히 부부에게서 자녀가 태어나도 아들이든 딸이든 자신들을 낳은 부모를 떠나 독립하도록 조치하신 것만큼 특별한 은혜가 어디 있을까 싶다. 아들은 다른 집에서 아내를 얻어 부모의 집에서 독립하고, 딸은 다른 집에서 남편을 얻어 자기를 낳은 부모로부터 독립해 다른 가정의 아내가 되게 하셨다. 사람의 사람됨은 하나님의 자유를 누릴 존재이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2:24,25).’
하나님의 계획 하에서 나그네의 삶은 남자 혼자, 혹은 여자 혼자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하나 돼 가정을 이루어 그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면 자신들을 낳아준 부모를 떠나 살도록 하신 것부터 시작되었다. 자녀가 결혼으로 독립된 가정을 이루면 부모를 떠나 사는 것부터 자유로운 나그네의 삶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누구이든 첫 부모의 가정에서 낳은 자녀는 부모의 형상을 닮아 새롭고 독립된 가정을 이루도록 하셨다. 그렇다고 단순히 자녀가 부모를 떠남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독립된 새 가정의 탄생이 첫 부모의 가정처럼 복된 자유의 가정이 되게 하신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런데 만약 자녀들이 결혼하지 않고 부모의 집에서 계속 함께 산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을 좋아할 부모가 있을까? 부모의 재정을 축내서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들을 창조하시면서 일일이 ‘좋다’고 표현하셨지만,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고, 아담을 나누셔서 아내 하와를 지으셔서 그와 짝지어 사람이 되게 하신 것을 보면, 사람이 가정을 이루는 것은 하나님의 사람 지으심이 창조질서의 핵심이란 걸 알 수 있다.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여자와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결합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여자와의 육적 결합이 아니라는 사실을 못 박아 두신 것이다. 남편과 아내가 동일하게 자유로운 나그네의 삶엔 동행이 필요함을 일깨워주신 것이다. 남편과 아내가 나뉘면 동행이 불가능하고, 한 곳을 향한 나그네의 삶이 아니라, 홀로된 각자의 방황이기 때문에 그것은 독립도 아니고, 더더구나 자유는 아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이 40년간의 광야 생활 중에도 각 가정의 부부 사이에서 자녀들이 태어났고, 그렇게 태어난 2세들이 결국 약속의 땅에 입성한 것을 보면, 이스라엘백성의 나그네의 삶은 비록 광야였지만, 하나님께서 뜻하신 이스라엘 백성을 지켜내셨다. 험한 광야 생활 중에서도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가 지속되었기에 오늘의 이스라엘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나그네의 삶을 등지자, 곧바로 다른 것들에 붙들려 하나님을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