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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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농사에 필수 요소입니다. 햇볕이나 바람처럼 적절한 비가 내려줘야 곡식이 잘 자랍니다. 강우량이
적은 어느 해, 논에 물대느라 분주한 농부를 보았습니다. 먼 곳 개울 물을 끌어당겨 자기 논에 대고 집에
갑니다. 아침에 와보니 누군가 다른 논으로 물길을 돌려놨습니다. 다시 자기 논으로 물길을 내고 한밤까
지 지켜서있다 갑니다. 다음날 아침에 와보면 누군가 또 물길을 돌려 놓았습니다. 조용하던 농촌 이웃간
에 큰 소리가 오갑니다. 평소에 성님 동생하던 사이에도 물길 때문에 전쟁을 겪습니다. 어느 곳으로 물
이 닿느냐에 따라 풍작과 흉작이 결정되고, 물의 길 따라 농경사회의 부락이 형성되고, 산업사회의 도시
로 발전합니다.
‘물방울’과 ‘물결’ 이야기를 기억하시지요? 한 두 사람의 열정과 헌신을 물방울이라 한다면, 물방울들이 모여 방향을 만드는 큰 움직임이 물결입니다. 처음에 제자리에 머무는 물방울일지라도 수와 시간이 늘어가며 물결이라는 힘의 방향성을 만들어냅니다. 물방울은 비교적 쉽게 막을 수 있지만, 물결이 되면 거부할 수 없는 힘(운동)이 됩니다. 그쯤 되면 주변의 물방울들은 물결의 힘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흐릅니다. 스스로 길을 내기 어려운 물방울이, 치닫는 물결을 따라 함께 굵직한 길을 내는 힘이 됩니다.
하나님나라는 물결(운동)입니다. 그 물결을 일으켜야 하고, 그 물결에 올라 타야 합니다. 우리는 팬데믹으로 인해 누적된 게으름과 무기력을 이겨내는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개인과 교회에 선명한 복음의 운동력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작고 큰 말씀과 기도의 모임들이 생기있게 꿈틀거리고 있으며,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교회 사랑을 몸과 마음, 사역과 예배 속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역자들이나 당회원들이 다른 때보다 더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VBS와 Youth Retreat의 강사도 정했고, 자녀들의 여름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종합적인 신앙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코자 모색중입니다. 팬데믹 기간에도 잘 모여왔던 목장은 힘있는 대면의 기지개를 켜는 중입니다. 한 사람은 연약한 물방울이지만, 같은 마음으로 교회의 선한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수년 내에 더 큰 하나님나라 물결을 일으키고자 소망하며 다짐하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이 때에, 누군가 밤에 물길을 바꿔 놓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증가추세의 코로나 양성숫자, 여전히 어두운 우크라이나 소식, 세상을 놀라게 한 연준의 금리 발표, 장기적 침체로 가기 쉽다는인플레이션, 주유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솔린 값 등으로 인해 그렇습니다. 년초부터 외쳐오던 [으쌰으쌰]의 외침을 조소하며 덮어버리는 듯, 우리의 대화는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 같습니다. 입술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는 법입니다. 하나님나라, 복음, 교회, 감사, 선하고 의로운 삶 등, 의도적으로 물결을 만들고 물길을 지켜내야 합니다. 주의 마음 품으라 하셨으니 주의 마음 품고, 내니 두려워 말라 하셨으니 걱정대신 용기를 이야기합시다. 우리 안에 시작하신 선한 일은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룬다 하셨으니, 비록 오늘이 고난스러워도, 내일의 그 날을 바라보며 힘있게 나아갑시다. 지금은 각 사람이 ‘물결 만드는 힘’이 되어야 합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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