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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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 하나님

관리자 2024.01.13 20:24 Views : 117

열흘이 넘도록 기대앉은 자세로 잠을 청해야만 했습니다. 정월 초하루에 나타난 이석증 때문에, 괴롭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년 다짐 특별새벽기도회도 제대로 인도 못하고, 지난 주간 새벽에도 나올 수 없었습니다. 은퇴하는 해가 되니 이런저런 몸 부실이 표시 나는 것인지, 미안하고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목회 내내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금년 2024년은 그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3대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예비하고 보내시겠지만, 그분을 맞이할 준비는 우리가 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교우들은 ‘오시면 되겠지!’ ‘뭐 잘될 거야!’ ‘우리 교회는 문제없어!’ 등 긍정적이지만 다소 막연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럴 것입니다.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 같은 마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믿음과 정신 차려 깨어있어야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주 작은 일이나 사소한 말 하나가 얼마나 교회를 힘들게 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각자의 주장 대립이 얼마나 교회에 위협적인지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 교회들의 어려운 형편을 보기도 했고 사전에 예방 차원에서 도와주기도 했던 터라,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연착륙]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고, 실제적으로 G3.0 시대로 이어지는 때이니 아무리 생각해도 2024년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만 1월 1일에 건강(이석증)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왜 지금일까? 수없이 묻고 생각했습니다. 전립선암을 확진 받고 수술하는 모든 과정에서 물었던 질문을 다시 물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지금일까? 그러다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뜻 없이 일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 준비해야 한다. 준비시켜야 한다. 열심 내는 것 좋다. 최선을 다하는 것 좋다. 그런데, 너(우리)의 생명이 무엇이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안개에 지나지 않다. 내가 원하면 네(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도 할 것이다. 귀에서 칼슘 조각 하나 움직였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잊지 마라. 내 교회다. 잊지 마라. 내 백성이다. – 몰랐던 이야기 아닙니다. 목회하는 내내 붙잡았던 말씀입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새겨주시는 것은, 역설적으로 2024년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건강 이야기 아닙니다. G3.0 시대 이야기도 아닙니다. 주권자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주권자이시며, 우리 모두의 삶, 가정, 교회 등 모든 영역의 주권자이십니다. 누군가를 세워 맡기기도 하시고 직접 나서기도 하시며, 기다리게도 하시고 재촉하기도 하십니다. 채우기도 하시고 비우게도 하시며, 앞으로 가게도 하시고 뒤로 물러나게도 하십니다. 주권자를 알고, 주권자의 인도하심을 따르며, 주권자의 영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요 [삶]인 것을, 2024년 벽두에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고, 더 부지런히 헌신하며, 더 마음 다해 사랑합시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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