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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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8000명 정도의 한국 선교사가 세계 곳곳에 나가 있습니다. 여기에 미주 한인 선교사들의 수까지 합하면 어림잡아 3만명에 이를 것입니다. 사람마다 그 중에 유난히 좋아하거나 신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금 심하면, 세상에 참된 선교사란 오로지 그 분 밖에 없으며, 그 선교사님이 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선교다운 일이라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단기방문선교를 가지 않으면 시간낭비이며, 그 분을 후원하지 않으면 헌금을 헛되게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까지 합니다.
왜 그럴까요? 실제로 그 선교사님이 신앙인격적으로 정말 좋은 분이고, 그 분의 사역이 남달리 의미있는 것이며, 그 분의 헌신이 흉내내기 어려우리만큼 대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 분 밖에 없다 생각하면 지나친 것입니다. 세상에는 내가 만나보지 않은 선교사님들과 내가 가보지 않은 선교지가 훨씬 더 많습니다. 내가 만난 그 분보다 훨씬 더 신실하며 좋은 분들이 있을 가능성이 큰데, 가보지도 않고 만나보지도 않고 쉽게 이렇다 저렇다 결론 낼 수는 없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는 갑니다. [내가] 그 분을 잘 알고, [내가] 그 곳을 직접 가보았으며, [내가] 그 선교사님의 사역에 직접 동참해봤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 사물과 관계를 파악하는 제한된 존재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일 것이며, 내가 가장 맛 있다 생각하는 식당을 남들에게 추천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를 넘어서야 합니다. 은혜를 받을수록 나를 벗겨내어야 합니다. 성숙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경험한 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 영역을 넓히고자 직간접적으로 무척이나 노력해야합니다. 노력없는 주장은 자기 안에 자기가 같히고 맙니다.
선교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선교 만이 아닙니다. 사회봉사, 구제, 거주지, 세미나, 교회, 설교, 봉사, 교육, 음식, 취미, 운동 등 우리 사는 일 무엇이나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남달리 [내가 해본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해 본 일의 지평地平을 넓혀야 합니다. 세상은 내 경험보다 훨씬 넓으며, 사람은 내 이해보다 훨씬 깊은데, 나의 이해와 경험 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 결정해버린다면, 결국 어느 종교에서 비롯된 말, 유아독존唯我獨尊 스타일로 굳어지고 맙니다. 한 군데 다녀보면 그곳 밖에 없지만, 여러 곳 다녀보면 눈이 열립니다. 한 사람 만나면 그 사람 밖에 없지만 여러 사람 만나면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책한 권 읽으면 그 책에 빠지지만, 여러권 읽을수록 책을 넘나드는 지성이 깊어집니다. 모든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익은 벼의 고개숙임과 소리나지 않은 깡통의 꽉채움이 사회적 기능, 관계적 기능, 신앙적 기능으로 잘 다듬어져서 나타납니다. [지평]을 넓히십시오. 그래서 스스로도 답답하게 느끼는 기울어진 자기 주장은 버리고, 깊은 바닷속 물처럼 정중동의 큰 힘이 자신과 공동체를 움직여가기를 바랍니다. 그런 사람은 같이 있기만 해도 따뜻하고 넉넉한 느낌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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