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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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비워둔 집에 들어서면 쾌쾌한 냄새가 납니다. 인적 없이 한가한 길에는 이름모를 잡초가 무성합니다. 긴 휴가를 다녀오면 늘 하던 일이지만
서투른 초보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친한 친구조차도 한동안 연락없이 지내면 낯선 느낌이 듭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일종의 단절이 가져다주는 각종 후유증입니다.
평생 안 보고 살거나, 죽을 때까지 다시 가지 않는 곳이라면, 단절이 그리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단절된 것 조차도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들어가 살 집, 다시 해야 할 일, 다시 볼 사람이라면 단절은 큰 불편인 것이 분명합니다. 연결되지 않았던 시간만큼 뒤로 물러가 있는 관계나 헝클어진 상황 때문에 마음 아픈 일들도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멀어지지 않으려고 [관리]를 합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없어도 마치 있을
때 똑같은 느낌을 주도록 무엇인가를 합니다. 잠시 집을 비우면서도 신뢰할만한 사람 누구에겐가 관리를 맡깁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올 때면 여전히 사람 사는 냄새가 나도록 합니다. 인적 드문 곳도
그렇습니다. 마치 사람 발길이 닿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청소를 맡깁니다. 그 외에 어느 일을 하든 자신에게 단절이 없도록 관리를 하기도 하며, 혹은 이미 단절이 되었다
해도 자신에게 그리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도록 관리를 합니다.
하지만, 사람관계는 다릅니다. 관리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 대하여 조직관리니 인사관리니 심지어 인맥관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조직
내에 있는 특별한 행정적인 언어일 뿐입니다. 실제로 사람을 관리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 입장에서 보면 그 말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랫만에 보낸 안부 이멜이나 한 끼 같이 식사하는 것이 관리차원에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합니다. 관리 차원의 대인관계는 그것이 무엇이든 오래가지 못합니다.
사랑이래야 오래 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기도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겐가 관심이 생기면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가 사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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