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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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연합하는 것, 참으로 귀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는 것, 소중합니다. 가족家族이란 말과 식구食口라는 단어는 정겹습니다.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습니다. 한 이불 속에 발을 넣고 함께 잡니다. 다른 사람의 체온을 내 체온으로 더하고 내 체온을 다른 사람의 체온에 더해주면서 함께 자라고 함께 살아가며 함께 늙어갑니다. 어릴 때만해도 서울은 우리와 상관 없이 멀기만 한 곳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고, 아니 꼭 넘어가야 하는 서울이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서울은 함께 살던 가족을 나누었고,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 서울 역시, 분당 일산 평촌 등으로 그늘을 넓혀갔습니다.

 

돈 많이 벌어 부모 형제 모시고 함께 살겠다 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서울에 들어가더니 서울을 넘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간 자식들 이야기입니다. 서울에 꿀 발라 놓았는지, 날이갈수록 더 서울스러워지려고 노력 할 뿐, 부모형제 모시고 함께 살자는 이야기는 아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이태백이 놀던 달이라도 소환해서 함께 살자고 노래했었습니다. 달 속에 있는 단 한 그루 계수나무 잘 다듬어 구중궁궐도 아니고 겨우 초가삼간 하나 짓는다 했습니다. 그 정도면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겠다 생각했지요. 그 즈음에는 부모형제 함께 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자 평생 수고하는 목적이었습니다.

 

서울에 갇혀 서울을 못 넘어오는 줄 알았더니, 어느샌가 자식들은 서울을 넘어섰습니다.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 부모 형제 있는 곳으로 넘어 올 줄 알고 기다렸더니, 아닙니다. 일본으로 넘어 가고, 동남아로 넘어 가더니, 이제 미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성공이라는 날개, 출세라는 이름 타고 멀리 멀리 떠났습니다. 그리움에 사무친 부모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겨우 몇 년에 한 번 얼굴 보여줍니다. 한국에 나와도 ‘가족 방문’이 아니고 ‘고국 방문’이라 합니다. 방방곳곳 구경 다니기 일쑤요, 여기저기 친구 만나는 ‘친구 방문’이 되었으니, 고향은 서럽고 부모 형제는 늘 그만그만한 거리에 있을 뿐입니다. 식구의 중심이 더 멀리 더 멀리 옮겨갔고, 그 자리가 자녀들의 일상이 되어버렸는데도, 여전히 가족이요 식구라 하니 자식 향해 눈이 짓무르는 부모는 그것이라도 고맙게 여깁니다.

 

육친의 부모 형제만 멀어진 것 아닙니다. 믿음으로 맺어진 형제자매들도 이전보다 멀어졌습니다. 부지런히 만나는 목장은 여전히 한 솥밥 먹는 식구이며, 한달에 한 번 만나는 지역 목회자들은 그래도 가족 같습니다. 시133편의 연합은 만남에서 시작하고, 만남으로 이어지며, 만남으로 완성됩니다. 팬데믹은 잊읍시다. 목장에서 만나고, 예배의 자리에서 만납시다. 오다가다 들려 만나고, 일부러 찾아가서 만납시다. 교우들도 만나고, 사역자들도 만나며, 지역의 목사들도 만나고, 지역의 교회들도 만납시다.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것은 비지니스입니다. 식구(부모 형제 자매)는 일이 없어도 만납니다. 우리는 식구요 가족입니다. 봄이 되었으니 목장은 잰걸음으로 꽃마실이라도 가고, 이웃 교회 함께 모이는 부활절새벽예배도 가봅시다. 세상은 어떨지라도, 우리는 흩어지지 말고 만나며, 나누이지 말고 하나되어 삽시다. 이것이 주 안에서누리는 우리의 행복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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