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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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만들기”

관리자 2023.04.29 23:52 Views : 64

어린 시절은 단순한 추억이 아닙니다. 인생 출발선을 긋는 기억의 끝 자리이며, 오늘의 내 자리를 만들기 시작한 곳입니다. 어린 시절이 다 생각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와 연도를 떠나 생각나는 ‘그 때’가 있습니다. 그리우며 돌아가고 싶은 때입니다. 때로 ‘장소’가 생각납니다. 벼가 익어가는 들판이었고, 꽃들이 만개한 내리막길이었으며, 다소 소란한 교실 안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젊은 어머니 모습은 물론 아버지, 누이, 동생 등이 생각납니다. 교회 선생님과 친구들, 같은 반 아이, 모두 가슴 먹먹한 사람들이요 사랑입니다. 이 모든것보다 가장 깊이 남은 것은 그 때, 그 곳, 그 사람의 [분위기]입니다. 설교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설교 하던 열정은 아직 생생하며, 선생님의 모습보다 훈훈한 말이 만든 따뜻함은 지금도 느껴집니다. 교회가 사랑이 넘쳐야 하는 이유, 우리가 서로 이해와 공감으로 만나야 하는 이유, 선배와 후배가 앞 서고 뒤 따르며 한 길 가야하는 이유, 있는 자리마다 정직, 신실, 겸손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도 다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주는 기억 속 [분위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일은 팬데믹 이후 처음 맞는 ‘어린이 주일’입니다. 힘들게 지내왔던 아이들 기억에 남는 ‘좋은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뒤돌아 보니 고맙고 따뜻했으며 재미있었던 날 중의 하나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놀이기구, 프로그램, 먹을 것이 좋으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함께 서서 바라봐주던 어른들 모습이 깊게 남으면 좋겠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듯 해도 우리 안에 사람과 사물이 남는 것처럼,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도 아이들 눈에 우리 어른들이 남습니다. 환한 미소, 흔들어 주는 손, 쓰다듬어 주는 느낌, 응원해주는 몸의 기운,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축복하는 목소리와 힘내라고 붙잡아주는 마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교육위원회가 나섰고, 부서 지도자들과 선생님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팬데믹을 벗어내고 앞날의 걱정도 이겨낼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 모든 어른들이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몇 가지 방법으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각 가정에서 자녀와 손주를 사랑하며 축복해주시기 바랍니다. 잠깐이라도 만나주시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이 날은 교회의 모든 어른들이 어둑칙칙한 정장차림보다 울긋불긋 보기좋은 옷을 입으시기 바랍니다. 교회가 갑자기 밝아지고 어른들 얼굴이 환해진 것을 느끼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날은 친교실 밖에서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먹으려 합니다. 한끼 식사가 매우 중요한 어른들에게는 다소 어설퍼 보일 지 모르지만, 이 날은 아이들과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하는 순서가 없어도 아이들을 구경하며 주변을 맴돌아 주시기 바랍니다. 멀리서 박수치며 환호해도 좋고 함께 소리를 질러도 좋습니다. 그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했던 아이들이나, 아직 교회에 가 본 일이 없는 아이들도 문을 두드려 초대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자기들을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것이 전달되기만 한다면 무엇을 해도 좋습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복음으로 든든히 무장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어려움을 이기는 힘 삼으며, 자기들의 아이들에게 나눠줄 어른들의 사랑이 풍성하면 좋겠습니다. 이 날 만이 아니지만, 이 날에는 더욱 그래봅시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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