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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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잔치해봅시다 ! ”

관리자 2022.12.17 15:05 Views : 68

 잔치는 즐겁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기뻐하는 시간입니다. 혼자 즐거워함은 이기적이며, 자칫 자기의 성 안에 꼭꼭 숨는 일입니다. 잔치는 나를 성큼 넘어서는 자리이며, 타인과 함께 서로의 기쁨을 나누는 일입니다. 나 어려울 때만 입술 열고 손 내미는 삶이 아니라, 나 좋은일에 마음 열고 손 내밀어 이끌고 채워주는 여유입니다. 잔치는 주로 좋은 일, 특히 가족들의 좋은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없는 살림에도 돌잔치, 결혼잔치, 회갑잔치, 그리고 더 많은 나이를 따라 이름 붙여가며 잔치를 했습니다. 환하게 웃을 일이 별로 없던 어려운 시절에, 개인의 좋은 일을 마을의 기쁨으로 바꿀줄 아는 지혜였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이웃들에게 떡을 돌리는 일까지 뒤따랐으니 마음이 닿는 영역은 감히 측량할 수 없었습니다.

 

 잔치는 멀리 살던 친지를 만나는 기쁨입니다. 교통이 원활치 못했던 옛 시절에 몇 일 걸어서라도 찾아왔던 반가움이었습니다. 산업 경제 사회로 정情이 무너진 지금, 그래도 어쩌다 한 번 열린 잔치는 흩어진 친지를 만나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잊을뻔했던 이름을 부르고 반갑게 마주잡으며 이런 때에나 얼굴본다고들 합니다. 잔치 날 수 만큼이나 가족 의식이 끈끈하게 깊어갑니다. 어느잔치에선가 나를 오빠라 부르는 동생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비록 그때 한번 보고 지금까지 못만났지만 여동생이 있다는 생각에 가끔 미소짓습니다. 미국에 와서 살다보니 조카들 결혼이나 매형 누나들 칠순, 팔순잔치 등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가족 잔치에 참여하지 못함이 아쉬운 것이지요.

 

 잔치는 맛있는 음식 먹는 즐거움입니다. 사는 형편에 따라 차린 음식은 다르지만 평소보다 좋고많은 음식을 먹습니다. 잔치국수라는 말처럼 국수 하나에도 잔치는 특별합니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잔치가 나눔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 집 잔치에 온 동네 음식 나르고, 저 집 잔치에 온 동네인정이 돌아다녔습니다. 먹을 것 귀하던 시절에 함께 나눠 먹는 것은 생명에 동참하는 거룩한 예식과 같았습니다. 짐승은 게걸스레 혼자 먹지만, 사람은 함께 먹고 나누는 법, 사람이 짐승의 특성을 닮아가는 세상이 되어 아쉬운때에, 잔치는 우리가 인간임을 천명하는 겸손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성탄절은 큰 잔치입니다. 일년 중 가장 많은 분들이 교회에 오는 때이며, 가장 많은 사랑이 나눠지는 시즌입니다. 좋은 기쁨을 나누는 잔치이며, 오랜만에 만나는 즐거운 잔치입니다. 예수님 오신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며, 우리가 주 안의 한가족임을 상기하는 날이자, 옛 에덴의 평안 뿐 아니라 지금 세상의 평화를 생각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런 날, 우리는 ‘성탄발표회’라는 이름으로 잔치를 합니다. 준비하는 분들이 벌써부터 ‘참 좋다’고들 합니다. 함께 노래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담소하는데, 뭔가 꿈틀거리는 기쁨이 나눠진다고 합니다. 어린아이 고사리 마음들의 재롱 축하,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들의 경배가 있습니다. 어느 가정의 헌신으로 전 교인들에게 떡국이 준비됩니다. 드시는 순간에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맛난 떡국입니다. 맛 있게 드시고, 모처럼 담소하다가, 성탄축하잔치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참여가 잔치이며, 웃음이 기쁨이고, 만남이 나눔입니다.

----- 모처럼, 우리 잔치 해봅시다 !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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