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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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로 살면서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을 보았습니다. 맘 먹고 투자하여 시작했던 사업을 접는 마지막,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시작했던 부부의 헤어지는 마지막, 어려운 중에도 놓지 않았던 학업을 포기해야했던 마지막, 사명을 받아 나선 길 뒤돌아 가는 마지막 등 많은 순간들을 보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이 땅에 이어 온 생명줄의 마지막 모습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하게 뇌리에 남습니다. 무엇인가 놓는 순간 다시 잡을 것이 있다는 간단한 이치를 생각한다면, 다른 마지막은, 사실 무엇인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명의 마지막 순간은, 적어도 이 땅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진짜 마지막이기에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신학을 공부하던 언젠가 ‘종말론적 시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비교적 아직까지 그 마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 인생 마지막 날에 뒤돌아보는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려는 것입니다. 다른 언어로 말하자면, 지금이라는 시점을, 훗날 있을 역사의 평가를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는 시점만 보면 참을 수 없고, 해결이 안되는 많은 일들이 훗날, 그것도 종말의 시각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많으며, 지금만이 옳은게 아니라 마지막에서 뒤돌아 봐도 옳은 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더구나, 몇년 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의 모습은 이런 마음을 다지도록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꺼져가듯 안으로 들여마시며 멈춰선 어머니의 마지막 숨, 그 평안한 모습은, 살아온 모든 것이 정리되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달려갈 길 다 마친 분의 천국가시는 모습에서, 그 마지막 순간에, 잘 살아왔다며 떠날 수 있는 인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때는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언정, 지금 누리고 싶은 것 누리고, 지금 좋은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나중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날이 쌓여 오늘이 되고,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되는 간단한 원리만 생각해도 지금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것입니다. 지금은 지금이 아니고, 바로 마지막 그 때의 그림자이며, 마지막 그 때는 지금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한 해 끝에 다가섭니다. 이것은 365일을 달려 온 2013년이라는 시간 끝에 서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 시간을 주신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와 우리를 믿음직스럽게 여겨, 사람, 일, 가족 그리고 교회를 맡기셨습니다. 그 모든 것 어떻게 하였나, 점수 메기며 서계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마지막 지점을 향한 힘찬 달음질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인생 마지막 끝을 잘 준비시켜주시는 은혜의 하나님 앞에 우리가 서는 것입니다. 더 이상 기회가 없는 그 시간이 올 때까지 하나님은 쉬지 않고 우리에게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2013년과 2014년이 이어지는 때에, 그 하나님의 뜻을 깊이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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