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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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술이 없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사진 찍어주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아내와 데이트 하던 시절부터 신혼의 삶에서, 아내는 언제나 제 사진의 주 모델이 되었습니다. 다 낡아빠진 옛날 사진기 하나를 앞에 세우고,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라 주문하기도 했고. 때로는 이런 저런 모습의 자연스러운 장면을 살짝 찍기도하였습니다. 어딜 가서도 아내 중심으로 찍다보니, 제 얼굴이 나오는 사진은 많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첫 아이가 태어나니 그 녀석이 주 모델이 되었습니다. 아직 누워 있는 아이를 여러 각도에서 찍기도 하였고, 동네 공원의 변하는 계절색을 따라 아이를 눕히고 앉히며 연발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아이가 둘로 늘어나고 커가는데도 여전히 저 자신은 가족사진 속에서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간혹 자기들도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어보고 싶은, 아이들의 호기심 때문에 그나마 이 빠진 그릇 마냥 가끔 제 얼굴이 비치긴 하지만, 이런 사진들은 대부분이 망측한 것들입니다. 콧구멍을 크게 들여다보는 사진이라던가, 벗겨진 머리 속을 집중하여 찍은 것들입니다. 아빠도 멋지게 나오는 사진 좋아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자기 딴엔 예술적인 사진을 찍는다고 이상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우리 집 만이 아닙니다. 들어보니, 집집마다 사진 찍어주는 분들은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다른 식구들을 찍어주는 것이 행복한 책임이거나, 양보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보니 그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기 사진 없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 사진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합니다. 찍히기 보다, 찍어주는 헌신이라고나 할까요?
지난 수요일 과달라하라 선교보고가 있었습니다. 사진 사역을 감당한 형제 모습은 역시 그 많은 사진 속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하는 사람이, 배려차원에서 형제 사진 한 장을 맨앞에 보여주었습니다. 참으로 잘한 일입니다. 사진 뿐만 아닙니다. 일의 특성상,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성격상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의든지, 타의든지, 뒤에 있는 사람들을, 잠시나마 앞으로 내 세워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같은 꿈 가지고, 같은 길 걷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며, 앞에서 일이 되기 위해 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는지 알게 해줍니다. 보이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 감사하는 마음도 자연스레 줄어들기 때문에, 가끔은 뒤에 있는 분들, 이른바 [함께 있지만 사진에 안 보이는 분들]을 우리가 기억해주어야 합니다. 마치 영화 끝에 나오는 엔딩 크레딧 자막처럼, 이름 모르는 그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열정과 희생적인 수고때문에 눈에 보이는 일들이 가능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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