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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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 대회’를 아시나요? 한국 대회는 2014년에 처음 시작하여 금년이 10년이 되고, 국제 대회는 작년의 동경대회가 7회라 합니다. 90분간 아무것 하지 않는 대회라니 조금은 이상하지만 기발한 발상입니다. 이 대회의 기본 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열심히 수고하여 번 돈으로 필요한 것을 구매하듯, 열심히 일해 번 시간을 자신 위하여 잘 사용해야 하는데, 사람마다 그 시간이 또 다른 일과 일정으로 가득 메꿔지고 있으니, 그것을 반성하며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잠시 멈춘 시간을 누리자는 것입니다. 물론 멍 때리기만이 시간을 잘 누리는 것이냐 반문할 수는 있으나 바쁜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도 [멍 때리기]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멍하니 앉아있거나 서 있는 모습을 볼 때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정해진 시선도 없는 상태면 멍 때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 듣기나 공부하기에 환경과 분위기가 중요하듯, 때로는 멍 때리는 매개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에 따라 멍 때리기의 종류도 다양하게 불립니다. 흐르는 물을 보며 멍하니 있는 ‘물멍’, 타닥타닥 소리 내며 타는 장작불을 바라보는 ‘불멍’, 후두득 후두득 떨어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는 ‘비멍’, 넘실거리는 작고 큰 파도를 바라보는 ‘파멍’, 기차에 앉아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는 ‘기멍’, 책을 읽는 어느 순간에 글씨 사이를 빠져나오는 ‘책멍’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어떤 상태에서 아무것도 안 하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혹은 생각의 흐름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가는 그런 시간은 다 ‘멍 때리기’에 속합니다.
[멍 때리기]를 ‘비집중의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집중하여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에게 잠시 비집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C 먹는 셈 치고 비집중의 멍 때리기로 내 인생에 양분을 보충하는 것이지요. 물론 효과적인 멍 때리기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밤새 불만 보고 있거나 종일 지나가는 사람만 바라보고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이런 멍 때리기는 사업이나 공부는 물론이요 정신건강에도 오히려 손해입니다. 멍 때리기 전문가나 정신건강 의학자들이 권장하는 멍 때리기 시간은 보통 하루 15분 정도입니다. 많아야 30분 정도이지만 규칙적이면 좋습니다. 이런 멍 때리기는 삶에 활력소가 됩니다. 뇌에 휴식 시간을 주고,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하며,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을 높여줍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자기를 비우는 멍 때리기]가 좋습니다(비멍). 주님으로 채우기 위해 나를 비우는 [멍]이며, 주님 뜻을 이루기 위해 내 뜻을 내려놓는 [멍]입니다. 이런 ‘비멍’은 저 앞에서 말한 ‘비멍’과 달리 두뇌뿐 아니라 우리 영혼을 새롭게 할 것이고, 우리의 가정, 목장, 교회를 생기있게 만들 것입니다. 올봄에는 춘곤증으로 꾸벅꾸벅 졸 것이 아닙니다. 의미 없는 화면을 바라보면서 ‘화멍’ 할 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자기를 비우는 시간’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하루 30분 정도만,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비워보십시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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