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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32): ‘그 말씀’을 대하는 크리스천의 마음가짐 1
우리가 누구와 대화를 하면 서로 간에 오가는 응대가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모세는 특별한 사람이긴 해도(하나님께서 큰일에 쓰셨기에) 시내 산에 올라가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서 대화를 나눈 특별한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아니, 대화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입을 꾹 다물고 다소곳이 듣는 자였다.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은 형제자매간이었지만, 그 가정의 막내 모세를 하나님께선 특별히 사용하신다고 생각해 아론과 미리암은 하나님께선 왜 모세만 특별대우하느냐고 불평한 적도 있다.
사실은 하나님의 ‘그 말씀’은 누구나 듣고 바르게 응대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세를 일방적으로 시내 산으로 불러올리시고, 하나님께서 시내 산 꼭대기로 내려가신 것은 모세의 말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에게 중요한 율법을 석판에 써서 내려주시기 위한 것이었을 뿐, 모세에게 무슨 말을 들어보신 후 어떤 일을 하실 조건은 없었다. 또 모세에게 무언가를 물어보시고, 그의 대답에 따른 조치가 없었다. 모세의 요구에 답변을 위해 시내 산 꼭대기로 내려가신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선 모세를 상대적으로 삼아 대화하신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말씀 대부분은 하나님 한 분의 일방적인 약속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경은 약속, 혹은 언약의 책이다. 하나님의 행위는 그 하나하나의 약속을 성취하시는 과정의 일이다. 약속의 당사자와 미리 의론치 않으시고, 어쩌면 일방적으로 미리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하나님의 때에 맞춰 스스로 이뤄가신다. 더구나 하나님의 약속은 약속의 대상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약속하신 걸 잊지 않도록 책을 엮어 사람들이 그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약속이 무엇인지를 알도록 하셨다. 기다리며 기도하게 하셨다. 하나님의 축복도, 더구나 심판도 모두 약속하신 대로 이뤄가시기 때문에 이미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사람이 개정판을 만들 수 없다.
분명히 성경은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쓰이거나 기록되었지만, 내 입으로 말하는 언어와 같은 의미의 언어는 아니다. 주님께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많은 비유를 사용하신 것도 주님의 말씀을 겉과 속, 모두를 잘 이해시키시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유로 전하신 말씀도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걸 볼 수 있다. 하늘의 이야기를 땅에 속한 자들이 이해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실 때, 우리가 하나님의 상대적 존재인 양 ‘저희도 하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응대하겠지만, 양측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영원한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의 격이 같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원성과 사람의 유한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시간 속에 사는 우리와 영원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을 상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건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은가? 부모의 자녀 사랑과 자녀들의 부모 사랑이 상대적일 수 없는데, 어떻게 영원하신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이 상대적인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랑이라면 언젠가 싸움도 다반사가 될 수밖에 없게 된다. 하나님과 사람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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