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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93): 순종과 믿음의 상호관계

 

그레이스 교회의 한 권사님의 장례예배와 그 다음 날인 어제 새벽에 원 목사님께서 전하신 말씀을 연결시켜서 순종과 믿음의 상호관계를 묵상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하나님의 뜻을 살펴서 복음을 믿는 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이 글을 쓴다. 엊그제 저녁의 고별예배의 말씀의 본문 히브리서 4장과 어제 새벽예배의 설교말씀의 본문인 로마서7:1-6절을 연결시켜 묵상하면서 특히 순종과 믿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하나님의 뜻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믿음의 정의에 대해선 조금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아마도 순종이라면 우리 모두가 너무나 쉽게 생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보다 깊은 묵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순종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깊은 뜻이 숨어 있기에 오해하기 쉽다는 점을 먼저 지적해 두고 싶다. 순종은 단순히 도덕적 명령이나 율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생명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자연스레 마음과 생각이 우리의 근원과 연결돼서 우러나오는 것이 순종이다.


어쩌면 순종은 자석을 만나면 피하지 못하는 쇠붙이와 같다. 순종하라는 건 일반적인 법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명령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순종은 자녀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모태에서 나오면서 탯줄과 연결돼 있던 생명관계가 그 바탕이기에 부모에 대한 자녀의 순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명관계의 원형이다.


그렇다. 생명관계가 그 바탕이라면 순종은 명령에 따른 순응이 아니라, 생명의 선후관계에서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순종하는 줄도 모른 채 나오는 반응이 곧 순종이다. 마치 암소가 고통 가운데서 송아지를 낳고 나면, 송아지의 온 몸을 혀로 핥아서 씻어주는 걸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행위는 어미의 자연스러운 행동이고, 어미 소의 그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다음에 조금 지나면 일어서서 걷기도 하고, 어미의 젖을 빠는 것 역시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인데 나는 그런 행동 역시 생명관계와 연결돼서 나오는 당연한 것이 순종으로 보았다.


첫 사람이 지음을 받은 후 에덴에서 살던 첫 청년 남녀가 자신들을 지으신 아버지 같은 하나님께서 다른 말씀의 요구가 없었다고 해도 그것이 정상이라면 그들의 순종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하나님의 한 가지 부정명령만은 무척 엄격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지 말라, 그 열매를 따 먹으면 죽는다.’는 경고였다. 인간의 사람의 시작부터, 그것도 낙원에서 그렇게 무서운 법이 어디 있느냐는 항의가 이어질 법도 하다. 그러나 그럴만한 이유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어미의 젖을 빨기를 거부하고 먹지 않겠다고 고집한다면, 엄마라면 강제로 아이의 입을 벌려서라도 젖을 빨게 할 것이고, 강제로 무언가를 먹여서라도 아이를 살리려는 게 어미의 사랑이다. 이것은 단순히 명령 불복종에 대한 강압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무너지면 죽는다는 걸 알게 하신 조치가 순종이다.


결국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순종은 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는 숨쉬기의 일상이다. 히브리서 4:3절에서 말하는 믿는다.’는 것과 6절에서 말하는 순종은 같은 뜻이다. 믿지 않는 것이 곧 순종치 않는 것이다. 순종치 않는 것이 믿지 않는 것이다. 믿음이든 순종이든 우리 인간의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과의 생명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님과의 생명관계를 지탱해주는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생명선이라고 말하면 가장 어울리는 대답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을 믿어야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고, 하나님께 순종해야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 것이다. 믿어서 순종을 회복할 수 있고, 순종해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다. 믿음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면서 순종은 우리의 행동인 양 생각한다면, 우리의 행동이 하나님의 좌우지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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