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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67): 존재의 선후관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1)
존재하는 모든 우주만물 속엔 그 어느 하나도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무시해버려도 괜찮을 만큼 단독자는 없고,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독불장군 행세를 하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는 아무 것도 없다. 그 어느 것 한 가지도 다른 하나 혹은 많은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는 관계를 생명이라고 말한다. 어떤 관계이든 그 속엔 선후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물론 앞에 있는 것이 반드시 뒤에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거나 윗자리를 차지할만한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뜻이 아니고, 아무리 작고 약하다고 해도 크고 강한 것에 비교돼서 하찮게 버려질 수는 없다는 뜻이다.
먼저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 각자의 몸의 한 지체, 손바닥 하나에 각각 크기와 위치가 다른 손가락 다섯 개가 한 손에 붙어 있을 때 온전한 한 손이 되고, 만약 어느 하나가 없다면, 그 손은 불구임을 알 것이다. 어느 한 손가락도 다른 손가락들에 의해 무시를 당해도 괜찮은 경우는 없다. 더더구나 엄지를 내세워 자신이 일등이라고 자랑한다고 해도 나머지 네 개를 무시하고, 엄지만을 내세워 일등이 될 수는 없다. 각각 다른 네 개가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정상적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엄지를 내세울 수가 있다.
이스라엘이란 한 나라가 만들어지기 전에 소위 이삭의 집안에서 쌍둥이 에서와 야곱의 선후가 뒤바뀐 상황.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듯이 하나님께선 그 집안의 장남 에서보다는 차남 야곱을 태어나기 전에 이미 그를 더 사랑하셨다고 밝히신 걸 보게 된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지으신 피조물인 인간들로부터 내침을 받고 뒤로 밀려나 마치 선후관계가 뒤바뀐 혼란스러운 세상의 질서를 뒤바뀐 에서와 야곱을 통해 보여주시면서 하나님께서 ‘내가 바꿔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차자를 장자의 자리에 앉히신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자신이 먼저라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주인이 되어 마치 하나님의 앞자리를 차지한 자처럼 행동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창조질서 가운데서 사람은 온 우주만물 가운데서 가장 뒤에 지음 받은 존재이지만, 사람이 모든 만물 중에서 가장 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창조주께서 사람의 생명유지를 위해서 모든 조건을 먼저 갖추신 후 그 뒤에 사람을 지으셨기 때문일 뿐, 맨 나중에 지음 받았다고 해서 사람이 가장 낮고 약한 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제외하면 앞자리와 뒷자리의 순서의 중요성보다는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선후관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더욱 중요하다.
누가 뭐라 해도 창조주와 피조물의 선후관계는 누구도 바꿀 수 없다. 누구도 자의로 바꿀 수 없는 고정된 절대 질서이다. 이 절대 질서를 먼저 존중해야 할 존재가 바로 사람이고, 그 선후관계의 절대 질서를 세상에서 생명을 살면서 보존토록 힘쓰는 것이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이 부여 받은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것들의 선후관계를 보존해 질서를 유지하는 책임을 외면하고, 자신이 먼저 하나님과 자신의 선후관계를 깨뜨리고 하나님께 반역했기에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위치를 상실하고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역사상 언제든 ‘하나님은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살아가는 무리가 있게 마련인데, 그렇게 외치는 자, 그가 바로 ‘나는 하나님이다.’라고 외친 망언이다. 후(後)가 선(先)을 부정하거나 바꿔버리는 행위는 마치 자식이 자신을 낳은 아버지를 부정하는 윤리적 혹은 비논리적 절대 모순이다. 개인이든 단체든 혹은 국가든 삶의 경영에 있어서 선후관계를 깨뜨리는 주체는 대개 권력이고, 그 힘의 남용이 창조질서마저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린다. 소위 그런 권력의 파괴력은 암흑 속의 사탄의 세력으로 그 위력이 내뿜는 힘은 모든 질서를 송두리째 파괴시켜버리는 현실을 속에서도 하나님의 창조질서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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