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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생각들의 조각글 모음(5)
1. 두 가지 슬픔
바울은 슬픔을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godly sorrow)’과 ‘세상의 슬픔(the sorrow of the world)’, 두 가지로 구분했다(고후7:10). 슬픔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경건의 슬픔과 경건치 못한 슬픔으로 나누었다. 혹시 경건이란 말을 옛 양반들의 근엄함으로 오해할 사람도 있을 터, 하지만, 여기서 경건이란 ‘하나님다움’, 혹은 ‘하나님처럼’이란 뜻이다. 그렇다. 슬픔이라고 해서 다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경건한 슬픔은 ‘회개를 하게 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므로.’라고 말하지 않는가? 경건한 슬픔이 없다면, 그건 진짜 영영 죽음의 슬픔, 곧 세상에 너무나도 흔한 싸구려 슬픔이다.
2. 늙음과 약함의 뜻을 알게 해준 치약 튜브
치약이나 연고제나 또 의치를 붙이는 팔리그립(Poligrip)이라는 크림 튜브에 실제로 남아 있는 양이 별로 없는 게 분명한데 오히려 새것이었을 때보다 훨씬 오래 쓰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버릴 때가 되었지만, 계속해서 짜고 또 짜서 사용하게 된다. 거의 빈 튜브들을 보면서 나의 늙음과 약함이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삶을 쉽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절제된 삶으로의 안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육체의 힘이 빠져서 약해졌다고 생각될 적에 치약의 튜브나, 연고제의 튜브나, 의치를 붙이는 팔리그립의 크림 튜브를 한 번 더 꾹꾹, 힘 있게 밀어 짜서 그 양이 비록 적지만, 새것을 사용할 때의 마음을 떠올려서 오랫동안 사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3. 달란트 비유를 이해하는 법
하나님께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각각 다르게 ‘그 종류대로’ 지으셨지만, 특히 사람은 어느 한 사람도 그와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없도록 모두 각각 다르게, 특별히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 지으셨다. 우리 속엔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이 심겨져 있지만, 우린 서로 달라서 너도 오직 한 사람뿐이고, 나도 오직 한 사람뿐이다. 하나님께서 특히 사람을 이렇게 지으신 이유는 각각 다른 사람들이라야 하나님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람들에겐 특히 개개인에 다른 달란트를 주셨는데, 물론 각각 다른 사람이기에 각각 다른 달란트, 혹은 같은 달란트라도 각각 다른 양의 달란트를 주셨다. 혹시 각각 다른 사람에게 같은 달란트를 주셨다고 해도 결국 그 결과는 다르게 돼 있다.
5달란트, 2달란트, 한 달란트를 각 사람에게 다르게 부여하신 비유가 있다. 5달란트 받은 사람과 2달란트 받은 사람이 각각 다른 노력으로 다른 양의 달란트를 거두었지만, 한 달란트 받은 자는 땅에 묻어놓고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사장시켰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받은 달란트와 다른 사람이 받은 달란트의 양이 다른 것에 불만을 품고 자신에게 주어진 한 달란트를 하찮게 여겼는지 모른다. 우리 각자가 받은 달란트는 서로 비교의 대상이 아니고, ‘좋다.’ ‘좋지 않다.’로 평가할 수도 없다. 작은 못 하나 빠져도 어느 가구, 어느 제품도 정품이 될 수 없다.
4.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우리 주님의 씨 뿌리는 비유에서 씨는 곧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이다. 크리스천들은 이미 그 씨를 받아서 새로운 생명을 사는 자들이니 오직 그 생명의 씨만을 뿌리는 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눅8:4-15). 나의 지혜나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은 금물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철학이나 지혜나 지식을 빌려서 자신의 것처럼 전하는 것은 더더욱 금물이다. 사람의 지식, 지혜, 혹은 철학은 이미 시간 속에서 죽은 씨앗으로 그 안엔 하나님의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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