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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44): 천사의 빵 이야기

 

이스라엘이 해방의 기쁨을 안고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는 길, 지중해연안 길, 곧 쉽고 가까운 길을 막으시고, 멀고 힘든 광야 길로 인도하셔서 40년간 힘들게 걸어가게 하셨지만, 어디를 가든 그들이 먹은 양식이 언제나 하늘에서 내려온 동일한 만나였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여호수아의 인도로 약속의 가나안 땅에 들어가선 하늘에서 내리던 그 만나가 그쳤다. 이제 새로운 양식, 곧 그 땅에서 나오는 소출을 양식 삼아 살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였다


사실은 그 백성들이 그 땅에 들어가서조차 만나를 먹겠다고 요구하거나 기도하지 않았을 테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다른 양식을 공급하기로 조치를 취하시되 그 땅에서 유월절을 지킨 다음날부터 만나가 그쳐서 그 땅의 소산을 먹고 살게 하셨다(5:10-12). 


그런데 글제목이 천사의 빵 이야기이다. 아마도 천사의 빵(the bread of angels)’이란 말을 들으면 먼저 그 빵의 모양과 맛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나 싶다. 이스라엘백성들이 너무나도 오랫동안 한 가지 음식, 만나만을 먹게 되자 그들은 오히려 이집트에서의 노예생활로 되돌아가겠다며, 진짜 노예생활에선 결코 먹지 못했을 것 같은 온갖 먹고 싶은 것들을 거론하며 하나님의 구원의 사역에 반기를 들었다. 조상들이 먹던 그 만나를 그들의 후세의 한 시인은 그의 시에 천사의 빵이라 명명해 실었다. 광야 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세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먹고 살아남게 해준 음식이 곧 천사의 빵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다


아삽의 마스킬이란 시편 7825절에 등장한 빵 이름이 듣기에 좋고, 입에 군침이 돌만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천사의 빵이다. ()에 등장하는 천사의 빵이라서 우선 여러 가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이 빵의 정체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망설이는 사람을 위해서 시편 기자는 바로 앞 24절에 이렇게 밝혀 놓았다. ‘만나를 비처럼 내리시어 하늘 양식을 그들에게 주셨으니(24).’라고. 그들의 조상들이 먹었던 광야의 음식인 만나를 하늘 양식이라고 밝혔으니 천사의 빵이란 말이 시인으로서의 전혀 엉뚱한 발상은 아닌 셈이다. 또 만나를 천사의 음식(the food of angels)’이라 번역한 것을 보면 양식이든 음식이든 빵이든, 혹은 떡이든 어떻게 번역하든 천사라는 말을 붙이면, 일단 입안에 넣으면 녹아 솔솔 넘어갈 것 같은 부드러운 인상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솜사탕, 혹은 구름 빵, 이런 부드러움이 감촉되면서 하늘을 나는 천사의 모습이 연상되니까 말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생각날 만큼 천사의 빵이 정말 먹기에 좋아 보인다. 하늘의 만나가 생명의 떡인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 모형이라면, ‘천사의 빵이란 표현이 더더욱 잘 어울린다. 그분의 성품의 부드러움, 하나님이시면서 사람으로, 더구나 죽기까지 낮아지신 분, 의인이시면서 죄인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사셨던 30여 년의 지상 생활, 수많은 기적을 베푸셨으면서도, 기적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 지내셨던 주님


히브리어 어휘 연구라는 책의 저자, Chaim Bentorah가 소개한 남북전쟁 중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한 흑인 노예가 요리책을 펴냈는데, 그 요리 책엔 'angel food cake'가 등장한다. 그 천사의 케이크는 주로 장례식이 끝난 뒤에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함께 나눠 먹으면서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보내서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집에 돌려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 빵을 먹었다. 단지 맛으로 먹은 것이 아니라, 하늘 길과 연결된 보다 진지한 케이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면, 진정 천사의 빵의 실체는 누구일까?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 40년간 하늘에서 내려진 만나가 마치 천사의 날개에 얹혀서 땅에 사뿐히 내려 앉아 백성들의 양식이 되었으니 천사의 빵이라 명명한 게 백 번 옳다 싶다. ‘천사의 빵이 땅위에 내려와 생명의 빵이 되어 우리 죄인들을 먹여 살게 하시고, 다시 하늘로 사뿐히 날아 올라가신 천사의 빵’, 구름 타고 다시 오실 재림의 주님도 천사의 빵처럼 언젠가는 구름을 타고 사뿐히 내려오실 그 모습이 연상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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