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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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입니다. 당시 반주자였던 자매가 졸업연주회를 했습니다. 피아노전공이었으니, 랑랑Lang Lang과 같은 피아노 솔로 연주라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가서보니 그 자매 외에 다른 사람들이 여럿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발성 연습을 하기도 하고, 악기의 음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자매의 연주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졸업연주회 주인공은 그 자매였지만, 실제 무대 앞에서 노래하고, 연주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큰 무대 피아노 앞에 앉아 온 몸을 미친 듯 흔들어 건반 위를 오가며 만들어내는 정열적인 무대인줄 알았는데, 그 날 자매의 연주는 매우 정돈되고 절제되어 있었습니다. 주인공이었지만, 주인공이 아니었고, 주인공이 아닌듯 하지만, 역시 그날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사실 노래와 다른 악기 연주가 이 자매를 돕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주 전공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반주(伴奏accompaniment)와 연주(演奏performance)는 다릅니다. 연주의 한자어가, ‘펼 연演’, ‘아뢸 주奏’인데, 반주의 한자는 ‘짝 반伴’ ‘아뢸 주奏’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연주는 자기의 가진 바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 됩니다. 그러나 반주는 다른 사람이 펼치는 일에 짝을 맞추는 역할입니다. 연주자는 자기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반주자는 자기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연주는 자기가 맘껏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반주는 할수 있는대로 자기가 드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드러나도록 돕는 것이 반주자의 실력입니다. 깊이 몰입되어 반주하는 때에도 연주를 넘어서서는 안됩니다. 어느 콘서트든지 반주 없이는 일이 안되지만, 그러나 반주자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여야 합니다. 반주를 연주처럼 하면 안되는 것이며, 반주자는 연주자가 아닙니다. 마지막, 연주자가 박수갈채를 받을 때에, 그것을 살짝 넘겨주는 연주자의 손길을 통해 그 때서야 반주자를 알아주는 영광의 박수가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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