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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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와 반주

admin 2013.04.10 03:35 Views : 4871

몇 년 전입니다. 당시 반주자였던 자매가 졸업연주회를 했습니다. 피아노전공이었으니, 랑랑Lang Lang과 같은 피아노 솔로 연주라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가서보니 그 자매 외에 다른 사람들이 여럿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발성 연습을 하기도 하고, 악기의 음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자매의 연주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졸업연주회 주인공은 그 자매였지만, 실제 무대 앞에서 노래하고, 연주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큰 무대 피아노 앞에 앉아 온 몸을 미친 듯 흔들어 건반 위를 오가며 만들어내는 정열적인 무대인줄 알았는데, 그 날 자매의 연주는 매우 정돈되고 절제되어 있었습니다. 주인공이었지만, 주인공이 아니었고, 주인공이 아닌듯 하지만, 역시 그날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사실 노래와 다른 악기 연주가 이 자매를 돕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주 전공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반주(伴奏accompaniment)와 연주(演奏performance)는 다릅니다. 연주의 한자어가, ‘펼 연演’, ‘아뢸 주奏인데, 반주의 한자는짝 반伴’ ‘아뢸 주奏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연주는 자기의 가진 바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 됩니다. 그러나 반주는 다른 사람이 펼치는 일에 짝을 맞추는 역할입니다. 연주자는 자기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반주자는 자기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연주는 자기가 맘껏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반주는 할수 있는대로 자기가 드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드러나도록 돕는 것이 반주자의 실력입니다. 깊이 몰입되어 반주하는 때에도 연주를 넘어서서는 안됩니다. 어느 콘서트든지 반주 없이는 일이 안되지만, 그러나 반주자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여야 합니다. 반주를 연주처럼 하면 안되는 것이며, 반주자는 연주자가 아닙니다. 마지막, 연주자가 박수갈채를 받을 때에, 그것을 살짝 넘겨주는 연주자의 손길을 통해 그 때서야 반주자를 알아주는 영광의 박수가 전달됩니다. 

 

세상일에도 연주()와 반주()가 있습니다. 우리 각자도 연주를 할 때가 있고, 반주를 할 때가 있습니다. 늘 연주를 하거나, 늘 반주를 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잘 아는 것이 성숙한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명자의 근본 자세 중 하나가 연주자인지 반주자인지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 목장, 목회자, 성도 모두는 각자 때, 장소, 그리고 주신 역할을 따라, 때로는 혼자, 때로는 연합하여 반주를 합니다. 하나님은 때, 장소, 역할에 따라 누구에겐가 작고 큰 중간의 연주자를 세우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독주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지 않으면 도를 넘어서기 쉽습니다. 성숙한 사명자의 삶, 사역은, 어느 자리에 서 있든지, 궁극적으로는 반주자 정신이어야 합니다. 기회가 있는 동안에, 하나님의 마음에 쏘옥 드는 반주자의 [마음] [자세] [실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마지막 날, 연주자이신 하나님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 사람의 반주전공자가 이번에 졸연주회를 한답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 모두의 반주자됨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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