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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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국에 다녀온 아이 어머니가 고맙다는 인사를 해왔습니다. 영문을 모르고 바라보니, 가서 어른들에게 배꼽인사를 했더니 아이 교육 잘 시켰노라고 칭찬을 받았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아이들을 볼 때마다 배꼽인사를 시켰더니, 착한 성품의 그 아이가 한국에 가서도 그대로 한 모양이었습니다. 사실, 배꼽인사는 어제 오늘의 인사법은 아닙니다. 옛날 어른들에게 인사드릴 때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는데 마침 손위치가 배꼽 아래였으니 자연스레 배꼽인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현대의 핵가족, 한 자녀 시대를 살면서 이런 어른 공대의 문화를 잃어버렸었는데, 어느 때 부턴가 그것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각계각층에서 ‘배꼽인사’를 가르친 모양입니다.
어른을 공손히 대하는 것은 한국인의 좋은 미덕이었습니다. 나이, 직위, 신분 무엇 때문이든지, [나의 어른]이라고 여기면 마음을 다해 공손하게 인사했습니다. 흔히 마음으로 통한다 하는데, 마음은 외적 형식을 통해 더욱 더 잘 전달됩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가꾸는 것 못지않게 형식을 바르게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에 살다보니, 하이 패스터(Hi, Pastor!) 하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고마운일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아닙니다. 인사는 상대방에게 통하는 문화를 따라 예의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하이!’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우리에게 ‘안녕하세요!’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손을 흔드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우리에게 두 손 모아 인사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혹 ‘배꼽인사’를 고리타분한 한국식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아닙니다. 악수, 손흔들기, 뺨에 뽀뽀하기, 손 붙잡고 가슴을 들여대기, 허그 등등 각 나라와 문화의 인사들이 있습니다. 배꼽인사는 한국의 예절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식을 열등하게 보는 경향도 있는데, 아닙니다. 정련된 형식 속에 마음이 담긴 좋은 인사법입니다. 좋은 것을 계발, 계승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허그를 배울 곳, 악수를 배울 곳은 많습니다. 그러나 배꼽인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은 한인들의 가정이나 교회 밖에 없습니다. 부지런히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제가 아이들을 세워놓고 배꼽인사를 받는 모습이 보이면, 얼른 제 옆으로 오십시오! 같이 인사 받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도 보는 사람마다 다 인사하기는 힘듭니다. 이런 기회에 함께 인사 받으면 됩니다. 그때에 우리도 아이들에게 배꼽인사로 받아주면 됩니다. 아이들이 익숙해지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나아가, 주일에는 좁은 공간에서 자주 만나는데, 처음 볼 때는 배꼽인사, 다음에는 묵례정도로 지나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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