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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9): "힘내세요!"

2019.03.21 23:19 Views : 122

짧은 글(49): ‘힘내세요!’

 

우리가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면서 아주 작은 한 마디로 그의 마음을 북돋아주고 싶을 때, 우리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가장 쉽게 나오는 한 마디 격려가 힘내세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우리 각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어릴 적에 젖 빨던 힘이라도 동원해서 힘을 소진하다 보니, ‘힘내세요!’는 제법 약발이 통하는 격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터. 작은 어려움이라도 자주 부딪치면 쉽게 좌절하고 용기를 잃을 때, ‘다시 한 번!’이라는 용기를 불어놓을 수 있는 격려가 힘내세요!’라는 사람들의 짤막한 한 마디이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을 터


그런데 자신의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바울이 편지로 격려하면서, 간단히 말해선 힘내세요(be strong)!’이지만, 바울은 그 힘의 근원에 대해서 보다 깊이 있는 조건을 붙인 걸 볼 수 있다. 어쨌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떤 힘이라도 이용해서 극복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개인마다 나름대로 남에게 없는, 자신만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별 볼 일없는 사람이라도 조금이라도 그의 자존심을 건드려보라.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속담도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바울은 디모데를 격려하면서 그가 의지해야 할 힘의 근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러므로 내 아들이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로 굳세어지십시오(딤후2:1).’

 

디모데가 가지고 있는 그 개인의 이런저런 힘, 혹은 젖 먹을 때 쓰던 그 자신의 힘이 아니라,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로 굳세어지십시오.’라고 격려했다. 디모데가 믿고 살아가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가 디모데가 의지해야 할 힘의 근원임을 일깨운 것이다. 만약 그 힘의 출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은혜가 아니라면, 그냥 힘내세요!’란 한 마디는 누구라도 한 번씩 사용하는 도덕적인 격려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진정 그냥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불과할 수 있기에 실제로 격려가 되던 안 되든 별로 상관치 않는다. 힘을 내도 좋고, 힘을 내지 못해도 다시 한 번 힘내세요.’라고 격려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격려하는 사람이 그에게 보태줄 힘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힘이 없어서 아프고 고난을 받는 것인 줄로 생각하기 때문에 힘내라고 격려하지만, 어린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어린아이의 힘 때문에 위로를 받고 고통 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부모가 의지하는 힘은 자신의 강한 힘이 아니라, 사랑하는 약하고 어린 자녀가 부모에게 힘이다. 자기 아이의 약함을 부모가 불쌍히 여기며 감싸주는 것이 긍휼의 사랑이고, 부모는 그런 사랑을 주면서 힘을 얻고 격려와 위로를 받는다


디모데에게 그리스도의 은혜가 옷 입혀진 것은 전지전능하신 창조의 힘도 아니고, 전지전능부소부재하신 절대자의 절대 권력이 아니라, 어리고 약한 자에게 임하는 자비와 긍휼이 디모데에게 내려진 주님의 힘이었다.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기 위해서 땅위에 사람의 아들로 오셨고, 매 맞고 굶주리며 온갖 수모와 고통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셨다. 약하고 가난한 자, 죄인을 위해서 주님은 낮은 자로, 더욱 약하게 되셔서 약한 자들에게 힘이 되셨다. 어린아이를 잘 키우고 격려하는데 군대장관의 힘이나 골리앗이나 사사 삼손이나 니므릇의 힘이 아니라, 어린 자녀를 불쌍히 여기는 가냘픈 엄마의 품에서 나오는 긍휼의 마음 하나면 족한 것처럼, 우리 약한 자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죄인을 위해서 낮아지시고, 약해지신 사람으로 하나님의 긍휼이 되신 주님께서 힘내라고 우리를 격려해주신 참된 힘의 근원이셨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진리는 힘의 우상화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우리 주님의 불쌍히 여기심을 은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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