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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93): 약속과 순종의 관계

 

나의 글쓰기에서 약속이란 말은 하나님의 행동과 관련된 말이고, 하나님과 관련해서 우리 인간의 행동을 순종으로 표현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엄격한 의미에서 우리의 순종은 우리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으로 표현된 그분의 행동을 믿고 받아들이는 우리의 삶의 태도를 말한다. 나는 인간의 행동 위주의 도덕성에 대해선 굳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거의 모든 매스컴들이나 사람들의 말은 날마다 순간마다 인간의 도덕률이나 스스로의 가치관에 견준 평가들이기에 나까지 거기에 동참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인간의 모든 언어의 근간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비롯되었다는 진리를 믿는 자로서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조차도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선 왈가왈부할 하고 싶지 않아 피할 뿐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언어의 시작임을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서 이미 언급되었기에 인간이 어떻게 존재케 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거나 믿을 수 없다고 공언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언어의 근원을 어찌 헤아릴 수가 있겠는가? 인간 언어의 근원이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나님의 약속과 우리의 순종의 관계를 말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 혹은 운동력이라는 걸 빛의 생성만으로도 넉넉히 알 수가 있기 때문에 오직 그 말씀(1:3)’을 근거해서 그분의 약속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순종이란 말로 정의한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을 닮은 인간 외에 다른 피조물들의 소통의 방법은 각각 다르게 지음 받은 대로 각각 다른 소통의 방법을 구사하며 그 종류대로살아가는 양상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직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 지음 받았기에 하나님과의 언어소통이 가능한 유일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하나님께선 자신과의 소통의 대상으로 직접 사람을 불러서 말씀하시고, 또 그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그대로 전해야 할 대상에게 그대로 전달하도록 임무를 맡은 자가 곧 선지자이다. 선지자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과 그 뜻을 하나님께서 전하시고 싶은 대상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심부름꾼이다. 전달할 내용,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서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자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들은 자들은 바로 그 순간부터 그 약속이 이뤄질 때까지 믿고 순종하는 것이 곧 그의 삶이다.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사람의 순종은 사람이 주인 노릇하는 행동이 아니다.

 

하나님께선 먼저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이루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곧 하나님의 행동이기 때문에 사람은 하나님의 행동을 믿고 따르는 것일 뿐, 사람 개개인의 행동일 수 없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약속하셨지만, 하나님께서 약속을 지켜 그에게 아들을 허락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 삶이 곧 그의 순종이다. 순종이 그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아내의 몸종 하갈을 취하여 이스마엘을 낳았다. 이스마엘을 낳은 지 10년이 지난 후에 하나님께선 그에게 약속의 아들 이삭을 주셨지만, 아브라함은 기다림의 순종을 팽개쳤기에 두고두고 그 민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고난의 비극을 안겨준 걸 보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하나님의 약속을 지키기보다는 자신들의 행동을 앞세워 마치 하나님의 뜻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룰 것처럼 행동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임을 알면서도 하나님께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기 때문이란 변명으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자신의 불순종을 변호하고, 자신의 성급한 행동이 하나님의 약속을 무효화시키는 오만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선 죄인에게 미리 약속하신 사안들을 아들 그리스도의 죽음의 피로 서명하신 사실과 약속을 커다란 책에 기록해서 스스로 보장하신 사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행동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인간이 그 어떤 큰일을 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히 하나님께서 친히 약속하신 행동을 믿고 따르는 순종일 뿐, 자신을 내세울 자랑할 만한 행동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 주인 노릇하려는 행동주의는 율법을 내세웠다가 두고두고 실패했던 이스라엘을 거울삼아야 한다. 지금의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떠나 자신들의 머리와 힘으로 살아가는 세속국가 중 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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