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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113): 하나님의 하나(4) -구원의 뿌리 찾기-
인간이 하나를 싫어하고, 누구와 하나 되는 것조차 달갑지 않게 여기며, 대신 무엇이든 많으면 좋고,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게 있다면 어떻게 가짜를 만들어서라도 더더욱 여러 개의 복수(複數)로 만들어야만 식성이 풀리고, 결국 무엇이든 많은 것들을 자기 아래 두고 주인 노릇으로 힘을 써야만 속이 좀 풀린 듯 안심하는 특별한 기질을 가진 인간, 그런 능력이 다른 어떤 것들보다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인간이 범하는 가장 무서운 죄악은 유일하신 하나님 대신에 무엇이든 수많은 신들(gods), 곧 우상들을 만들어 자기편으로 내세워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섬기는 일에 그 능력이 탁월한 유일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대신 각자의 육안에 비치는 신들을 만들기 위해선 그 재료가 무엇이든 상관치 않는다. 나무 막대기도, 돌이나 바위나 나무나 무엇이든 그들이 쌓아 올리고, 깎아 만들면 신이 되고, 강도 바다도 불도 빛도, 그 어떤 것들도 신으로 만들어 그것들 앞에 서기 위해서 몸을 씻기도 하고, 정한 수를 떠놓고 두 손을 모우고 경배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그렇게 만든 신이 힌두교엔 8백만이나 되고, 일본의 신들도 8백만이나 된다. 결국 신들을 많이 거느릴 수 있는 자가 세상에서 권력도 차지하게 돼 있다. 하찮은 파리조차 바알세블이란 신이 되는 판국에 귀금속이야 우상 만들기에 더욱 좋은 재료가 아니겠는가? 시대가 변하면서 신들의 종류가 달라진 것도 당연한 추세인 듯하다. 그것들 중에 돈, 권력, 명예, 오빠나 언니부대가 따라다니며 외쳐대는 환호소리에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스타들마저 우상의 반열에 올라선지 오래 되지 않았는가?
그렇다. 그런 자들은 많은 신(gods)들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하고, 권세와 명예의 우상을 머리에 이고, 또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기도 한다. 우상이 되고 싶어서 우상을 따라다니는 무리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세상에 우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하고, 각자가 우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 용솟음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기에 한 분 하나님을 찾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것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많은 우상에 비해서 하나님은 영원히 한 분이시니 숫자로 비교하면 힘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 분 하나님을 인간은 많은 숫자의 신들을 만들어 대결하려고 한다. 인간들이 많은 신들을 만들어놓고 복수형으로 ‘gods’라고 표기하지만, 그것은 곧 거짓 신들이 많다는 것이고, 결국 거짓 신들의 집합일 뿐이다. 사람들을 많은 수, 곧 복수(複數)를 좋아하고 크고 강한 것인 양 좋아한다. 그러나 지음 받은 천지의 모든 만물들을 모두 합쳐도 하나님의 하나에 비교할 수 없고, 하나와 비교해서 많거나 크거나 강할 수가 없다. 하나 되지 않는 것은 아무리 많아도 아무리 크고 강해도 오합지졸일 뿐이다.
야곱의 자손 70명이 이집트로 옮겨가서 그 땅에서 400년간 살 동안 늘어난 20세 이상 군인 될 연령의 숫자만도 60만 명이 넘었지만, 그들의 숫자의 힘으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일차적으로는 그들 가운데서 고르고 뽑은 눈에 보이는 지도자들, 곧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으로 구분된 지혜롭고 존경받는 지도자들이 있었다(신1:8). 하지만, 그 많은 지도자들이 신실하신 하나님 한 분에 대한 신실함이 결여되거나 하나님의 향한 그 백성들의 신실함이 사라졌을 때 사람들의 숫자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 하나님을 떠났거나 하나님 없는 자들의 힘은 사람들의 숫자로 대신할 수 없다.
숫자가 많지 않다거나 가진 재료, 혹은 재물의 양이 적으면 한일관계처럼 어느 면에서든 보복을 당하거나 피할 수가 없다. 물질세계에선 크고 많고 강한 것을 작고 약한 것으로 이길 수 없다. 모든 세계는 강약으로, 대소로 나누어져 있다. 그들 두 계층이 하나 되는 일, 곧 생명관계로의 발전을 불가능하다. 두 사이는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질 때만이 친구인 듯, 형제인 듯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생각과 이념이 달라지거나 이익추구의 계산이 맞지 않으면 반드시 지리멸렬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