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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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집이 최고야!’ 기차와 버스 갈아타기를 몇 번, 오슬로Oslo 도심 속 야채시장에 다녀올 때 하는 말입니다. 배낭과 손가방에 식재료를 무겁게 집어넣고 이제는 제법 익숙한 버스에 올라앉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낯선 사람들 속에서 맘 놓고 꾸벅꾸벅 졸기도 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한 달 살이 집까지 걸어오는 몇 분 안되는 길 골목을 돌아 저만치 흰색 나무 판잣집이 보일 때면, 나도 모르게 ‘역시 내 집이 최고야!’를 연발합니다. 그러다 미소 지으며 생각합니다. 보름 전만 해도 전혀 모르던 곳에 와서 그나마 한 달 정도 살다 가는 곳인데 내 집이라니…! 소유주는 따로 있고 내가 사용하는 방이라는 게 침대 하나에 책상은 물론 앉을 곳 없이 좁은데 내 집이라니…! ^^ 내 집은 아닌데 내 집으로 여겨지니 신기합니다. 밖에 나가면 어서 돌아오고 싶고, 돌아오면 참으로 마음 편합니다. 소유와 위치, 모양과 크기, 가격과 등급을 떠나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 집이며, 그곳에 얼마나 머무는가 상관없이 내 마음 편하니 ‘내 집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는가 봅니다. 

 

나에게 돌아갈 집이 있습니다. 틈만 나면 돌아가고 싶고 이곳이 아무리 좋아도 때 되면 돌아갈 것입니다. 시카고, 알링턴 하이츠의 내 집입니다. 규모나 꾸밈이 좋아서 아니고, 동네가 좋아서도 아닙니다. 더 좋은 집이 수없이 많고, 더 좋은 동네가 천지에 널려 있지만, 나는 시카고 우리 집이 좋습니다. 며칠 있으면 돌아갈 것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더풀이와 더존이가 있고, 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는 ‘그레이스’가 있으며, 길을 걷다가 문득 보고 싶은 얼굴들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습니다!!) 장소가 좋아서 좋은 것은 한시적입니다. 풍요로워서 좋은 것도 일시적입니다. 사람이 좋아서 좋은 곳이 좋은 곳이며 가고 싶은 곳입니다. 사람이 좋아서 있고 싶은 곳이 좋은 곳이며 살고 싶은 곳입니다. 그곳이 시카고, 우리 집, 우리 그레이스 교회입니다. 지금 사는 집은 20년 전에 알지 못했던 곳이고, 사랑하는 교회는 26년 전에 위치만 아는 정도였으며, 시카고 자체도 33년 전에는 와 본 적 없는 곳인데, 지금은 그 모든 곳들이 그렇게 익숙하고 편하며 돌아가고 싶은 [내 집]이 되었습니다. 

 

미국 온 처음 몇 해 동안은 한국 시각으로 미국을 바라보았습니다. 미국에 익숙한 지금은 미국 시각/입장으로 한국과 세계를 바라봅니다. 노르웨이 ‘한 달 살기’ 동안에도 미국 시각으로 노르웨이를 생각합니다. 익숙함이 내가 됩니다. 걱정입니다. 평생 살아온 세상 시각, 공부한 지식 틀, 경험한 그릇 크기로 제각각 하나님/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설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성경과 성령 하나님이 만들어야 하는데, 나의 익숙함이 내 신앙을 만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한달살기]이며, 인생은 [평생살기]이지만, 주께서 우리에게 [영원살기]를 허락하셨습니다. 내가 [평생살기] 몇 년 차이든 상관없습니다. 조금은 낯설어도, [영원살기]가 [평생살기]의 길 인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돌아갑니다. 그곳이 거창하고 화려하거나, 내 소유가 크고 많아서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시카고에 돌아가는 것처럼, 사랑하는 아버지 때문에 그 곁에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무릎을 치며 지금보다 더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지를 것입니다. ‘역시 내 집이 최고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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