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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31): 창조질서와 순종의 자유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향해 그분의 유일한 요구, 아니 절대 요구라 말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그분이 요구하시는 것이 아무리 험난한 것일지라도 피조물들은 반드시 따라야 하지만, 하나님의 모든 요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오로지 순종이다. 어쩌면 순종이란 말이 너무 하찮은 혹은 쉬운 요구인 양 쉽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하루하루 창조하시며 하나로 엮어두신 것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이다. 더구나 그 결과를 점검하시며 하루하루 ‘좋다.’라고 선언하셨다. 하나님의 ‘좋다.’가 선(good)이며 완전한 질서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 가운데서 모든 피조물이 하나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모두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선(善)이다. 그 질서를 유지하고,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살려면 오직 한 길,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따라 순종하는 것이다. 순종은 하나님의 요구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하나님의 유일한 절대 요구이다. 질서에 대한 순종은 너와 내가 그 질서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구도 그 무엇도 독불장군처럼 혼자 살 수 없다. 너와 내가 함께 사는 길은 하나님의 동일한 질서 가운데서 하나가 될 때만이 가능하다. 만약 순종치 않고 그 질서에서 이탈했을 때, 순종치 않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깝고 먼 이웃도 상처를 입게 돼 있다.
결국 인간은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선악의 지식을 자기 것으로 삼으면서 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좇아 스스로 선악의 주인이 돼 하나님의 판단이 아닌 자기 판단에 따라 사는 것이 불순종이고, 하나님과 결별한 죽음의 유일한 원인이다. 생수 되신 하나님, 빛 되신 하나님을 부정하고 살 수 있는 자 과연 누구인가? 창조주 하나님께서 세우신 창조질서를 벗어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그 어떤 피조물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과학자들조차 자기들의 두뇌만으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면서도 그들 역시 그 질서에 맞춰야만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자들도 있다. 과학자들의 여러 가지 시도가(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곧 창조질서에 자신의 생각을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참새 한 마리가 공중을 나는 것, 또한 종이비행기 하나도 그 질서에 맞춰야 날려 보낼 수가 있듯이 인간이 하나님의 질서를 무시하거나 이탈해서 스스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물론 이상타 여길 사람도 있겠지만, 창조질서에 대한 순종은 자유인의 특권이다. 혹시 순종을 어떤 법칙을 따르는 행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순종은 하나님을 순전히 믿고 사랑하고 신실한 마음으로 교제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주인에 대한 노예의 순종은 미움이요 억지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의 주인도 알고 있다. 주인과 노예 사이에 자유가 없는데 그들 사이에 평화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시되 자유인으로 지으신 것은 순종이 곧 쌍방 모두에게 자유와 평화요, 그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신다는 뜻이다. 인간과 모든 피조물들을 향한 하나님의 순종의 요구는 그들의 순종으로 하나님께서 어떤 혜택을 누리시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한 식구, 한 커뮤니티로 자유를 누리며 평화롭게 살되 하나님과 함께 나누기를 바라신 한 가지 소망 때문이다. 그런 하나님의 뜻을 인간이 알도록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 사람을 지으시고, 책임을 부여하셨지만, 첫 사람이 바로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하나님과 분리되자, 땅도 저주를 받았고, 결국 땅위의 모든 것들이 스스로 자취한 저주아래 놓여 불화와 고난에 발목이 잡혔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지음 받은 인간의 불순종이 가져다 준 파괴 때문이다. 창조질서에 순종하는 것은 결코 억지가 아니다. 결코 자유를 박탈한 고통스러운 억지 순종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이요, 자유인의 자유권 행사요, 생명 교제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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