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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무소에서 온 편지

문희영 2015.10.07 01:15 Views : 1133

저는 오늘 정말 감동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설교를 들으며 눈물을 흘려 봤습니다.

이곳 형무소의 목회자들은 모두가 발런티어로 일반 교회에서 은퇴하신 목사님들이 매주

번갈아 오셔서 목회를 해 주십니다. 티셔츠에 면바지등 간편한 차람으로 목회를 해주시는데

오늘은 키가 크고 젊은 목사님이 근사한 양복에 잘어울리는 넥타이를 하시고 단상에 나오셨습니다.

얼굴도 상당히 미남이신데 안타깝게도(?) 머리카락 없는 대머리였습니다.

자신은 미네소타 세인트폴 교회에서 왔다는 소개를 하신후 요한복음 8장 말씀 "죄없는자가 먼저

돌을 쳐라"를 주제로 설교를 시작 하셨습니다. 설교를 하시다 보면 단상까지 두들겨가면서

흥분해서 큰소리로 하시는 다른 목사님들에 비해 차분히 또박또박 설교를 하시는 모습이

참 듣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차츰 설교가 중간중간 끊어지고 다시 연결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목사님이 갑자기 머리를 숙이시더니 머리

정수리 부분을 보여 주셨습니다. 단상 밑에서는 얼굴만 보여 몰랐는데 머리 정수리에 커다란

수술자국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뇌수술을 해 언어를 담당하는 파트가 손상을 입어 완벽히 언어를

구사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하시며 설교를 이어가셨습니다.

이후에도 설교는 중간중간 여러번 끊어졌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박수를 치고 소리쳤습니다.

That's alright!!

솔직히 설교가 끝이 났어도 목사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하였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저는 이렇게 감동적인 설교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마지막 목사님이 성경책을

높이 올리고 하신 말씀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This is True. True to Heaven!"

저는 그 먼곳에서 시골까지 명성에 도움도 안되고 또 돈도 안돼는 척박한 형무소까지

오셔서 힘들게 목회를 해주신 이분이 정말 참 목사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 끝나고 단상쪽으로가 목사님하고 악수도 했습니다. 정말 감명깊은 설교였다고,

그리고 감사하다고.


지난번 어머니가 다녀가시면서 당부하시기를  "그레이스 교회분들이 방문하셨을때 너무

히죽히죽 웃지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하셨습니다. 죄짓고 들어앉아 히죽거리는게 

볼상사나울수 있다는 말씀이시겠죠. 하지만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도 기뻐할만한 이유가

틀림없이 있습니다. 성령을 받은 이들은 인생이 더 이상 우울하고 초라하지 않습니다.

성령을 받은 이들은 벅찬 감격으로 고백합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 하지도 말라" (요한복음14:27)

또한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를 향하여 하는 말이 담대한 것도 많고

너희를 위하여 자랑하는 것도 많으니 내가 우리의 모든 환난 가운데서도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넘치는도다  (고후7:4) 그 많은 환난에도 기쁨이 넘쳐납니다. 내안의 성령이 미래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인생이 끝났다고 좌절하지 않습니다.

비록 창살아래 갇혀있는 죄수이지만 하나님의 끝없는 관심과 세심한 배려 한없는 사랑을 

경험하는 하나님의 자식입니다.

여러분들의 뜻깊은 사랑으로 일궈낸 저의 삶은 정말 귀하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고독하고 정말 힘들때 누군가의 同行처럼 힘이 되어 주는 것은 세상에 또 없을 것임니다.

동행은 나눔이며 사랑이며 우리들의 삶을 지탱하는 응원이기도 합니다. 사는 것은 죽는 것보다

정말이지 백배천배는 더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삶을 견디었기에 주님을 알았습니다.

이제 저는 세상에서 정말 중요하고 영원한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사랑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절망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시키는지 희망이 얼마나 큰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지.


해질무렵의 옥사안은 마치 변두리 서민 아파트의 저녁풍경을 옮겨 놓은 듯 합니다.

활짝 열어놓은 현관문앞에 탁자를 내다 놓고 체스를 두는 사람,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 여기저기서 음식을 만드는 시큼한 냄새와 어둡고 후줄근한 공기, 가난하지만

선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얘기, 다른게 있다면 가난하지만 각종 범죄자들이 살아가는

실패자들의 군서지라는 점입니다. 處染常淨 隨處作主 더러운곳에 머물지만 연꽃처럼 항상

깨끗함을 잃지않고 지금 있는곳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ㅇ겠습니다.

집사님께서도 늘 기체 안강 하시길 빕니다. 이곳의 저 또한 열심히 반성하고, 열심히

성경읽고 또 기도 드리며 바르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ep/27/15   이ㅇㅇ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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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장례일정 변경 [1] 목회행정실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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