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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주간 계속된 삶 공부 수강은 그냥 쉽게 하는 공부가 아니었다.
물론 열심을 쏟고 깊이 생각하고 몰두해야 하는 공부의 요소를 고루 갖추었다. 꽤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로서는 밤에 오가며 늦게까지 강의를 듣고, 성구도 암송하고, 성경을 읽고 요약하는 숙제의 양도 꽤 많아 부담이 되었다.
나는 무엇이든 읽고 깊이 생각하는 버릇엔 익숙하지만, 암송은 내게 가장 힘든 과제 중 하나였다.
나는 수강 전에 삶을 어찌 공부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다. 삶은 그냥 사는 것이지만,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이란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사는 것이란 원론적인 규범에 머물러 있었기에 삶을 공부한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졌고, 더구나 삶을 배우고 공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란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 삶 공부를 계속하면서 우리 크리스천의 삶이란 하나님과의 근본적으로 인격적 교제이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시되 '하나님의 형상과 그 모양대로' 지으셨기에 너무나도 우리를 잘 알고 계시지만, 우리는 교리적인 지식에 머물러 있어서 하나님과 실질적인 교제에 필요한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 일엔 너무나도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특별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님의 마음과 그분의 영원하신 뜻을 알지 못하면 실제로 그분과의 교제는 수박겉핥기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박을 먹으려면 칼로 수박을 자르든지, 힘자랑하듯 주먹으로 깨뜨려야 하고, 다음엔 아름다운 붉은 색깔에 매혹돼 먼저 침이라도 흘려야만 비로소 수박 한 쪽을 입에 넣어 맛볼 수가 있듯이 '하나님께선 좋은 분', 이것을 실제로 맛보아 알지 못하면(시34:8), 종교적인 형식주의에 붙잡혀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위험 군에 속할 수밖에 없기에 갈수록 훨씬 더 민감해졌다. 정말 그런 맛들이기에 조금만 열심을 낸다면, 그런 태두리를 벗어날 수 있는 참 좋은 공부 기회였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아직 공부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사실 삶 공부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언제나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다짐하고 실감하는 것이다. 결국 죄를 안다는 것은 인간 나와 너를 알아서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교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 낮은 자리에서 교제가 가능한 너와 내가 된다는 뜻이다. 내가 죄인인 줄 심각하게 알지 못하면 하나님의 의와 사랑, 곧 긍휼을 경험하기 어렵다. 죄인으로서는 하나님의 의와 거룩하심을 접할 수 없기에 우리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통해서 실제로 하나님의 의를 옷입게 돼 감히 하나님과 교제가 가능해진다는 그 은혜를 감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사실을 날마다 다짐하고 살아가는 것이 실제로 삶 공부를 되새김질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 공부에 관한 날마다의 되새김질이 우리 죄를 위해 제물이 되신 주님을 닮은 헌신의 삶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 가지 건의가 용납된다면, 목사님께서 강의를 시작하시면서 주제에 맞는 시 한 편의 소개로 시작하시는데, 그 시를 다같이 나누어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성경의 어느 한 단어도 결국 하나님의 영적 의미 전달이기에 시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모두가 소리내어 시를 읽으면 하나님의 말씀 이해가 훨씬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나는 성경을 읽을 때 영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이 되기에 여러 시인들의 시를 자주 읽는다.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영감에 넘치는 하나님의 말씀을 시적인 언어로 접근해 보는 경험. 이 경험이 하나님의 뜻을 찾는데 도움이 되도록, '그 말씀' 가운데 시편을 비롯해 여러 책을 시 형태로 기록해 놓으신 것이 아닐까? 이 번에 함께 공부한 분들, 아니 앞으로 공부할 분들까지 모두 주님 닮아가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그 말씀'에 보다 깊이 젖어들기를 소원하며 격려와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삶 공부 첫 단계 수료를 자축학하고 싶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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