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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22): 하나님의 말씀 속에 나타난 심장(心腸) 이야기(1)
나는 아픔의 원인도 모른 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응급차에 실려 루터란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서 그곳 실험실에서 네 차례나 촬영을 거친 후 찾아 낸 것이 아주 작은 가루 형의 담석 때문이란 결론을 얻고서 병실로 옮겨졌다. 마침 그 날이 토요일인지라, 월요일이 돼서 담낭에서 흘러 들어간 담석을 위장에서 씻어내는 수술을 받고, 그 다음 날엔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다. 결국 내가 병원에 일주일간 꼼짝 못하고 잡혀 있었던 건 나의 약한 심장 때문이었다. 내 심장질환은 오랜 경력을 갖고 있고, 매 3개월마다 심장전문의를 만나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 터라 심장에 관해선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지나는 터였는데, 다른 아픔 때문에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엉뚱하게도 심장에 모니터를 달아놓고, 간호사가 24시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모니터 상에 이상증세가 나타나자 심장전문의와 전문 간호사들이 병실에 몰려와서 아내와 준비 중이던 퇴원이 계속 미뤄지고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물론 나의 심장병 이야기가 이 글의 주제는 아니다. 입원하고 있었을 때 교회에서 목사님 두 분과 교회를 위해 봉사하시는 두 분이 병문안을 오셔서 목사님께서 기도해주시고, 빌립보서4:7절의 말씀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런데 이틀 뒤에 두 번째 방문한 한 형제 부부가 똑 같은 본문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고 기도해주고 돌아갔다. 그 형제는 다른 교회 출석하지만, 40여 년 간 사귄 믿음의 형제로 몇 번씩 내 병실을 방문했지만, 이 번엔 기도와 설교로 나와 아내에게 격려와 위로로 힘을 주고 돌아갔다.
나는 퇴원한 후에 집에서 빌4:7절을 읽으면서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라는 소위 ‘마음과 생각’이 NIV 엔 ‘your hearts and minds'로 번역돼 심장이 ’마음‘, 곧 hearts로, ’생각‘이 minds로 번역된 것을 알고, ‘아, 그렇구나.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이 하나님의 심장에 담겨있구나.’ 이렇게 이해하면서 심장을 보다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아무리 육신의 심장이 튼튼하다고 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심장이 없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 나는 비록 육신의 심장은 약하지만, 내 심장이 강하려면, 아니 내 생각과 마음이 깊고 흔들림 없으려면 심장 약을 먹어서가 아니라, 내 심장, 곧 내 생각과 마음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the peace of God will guard your hearts and your minds in Jesus Christ). 내 생각과 내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 두지 않고 다른 곳에 두고 있다면, 하나님의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내 생각과 내 마음은 언제나 세상의 풍랑을 따라 요동치면서 한 순간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 혹은 마음, 마음 혹은 생각이 모두 머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시험을 보면서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손으로 혹은 쥐고 있는 연필로 머리를 두드리기도 하고, 생각날 듯 말 듯 하면 안타깝게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는 걸 보면서 마음 혹은 생각이 머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서에서 마음 혹은 생각이 영어번역으로는 hearts 나 minds로 번역된 것을 보게 된다. hearts 나 minds 중 어느 한 편이라도 생각 혹은 마음이라고 번역된 것을 본다.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에 늘 의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왜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선 생각이나 마음을 머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밝히지 않고, 특히 영어성서엔 heart를 내세워 생각 혹은 마음이라고 번역했을까? 그렇다. 설령 머리에서 생각했더라도 그 생각이 심장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생각이 작동되지 않으니 그 결과를 볼 수가 없다. 그 어떤 좋은 생각도 머리에서 맴돌기만 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사랑을 머리로 하는가? 혹시 짝사랑은 머리로 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사랑의 표시를 어찌 하는지 보라. 손가락을 예쁘게 만들어 ♡(heart)표시로 사랑을 말하고 있질 않은가? 누가 자기 머리를 가리키면서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표현하면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