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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224): 갇혀서 생각해 본 쉼의 이야기(1)

 

전 세계가 아주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의 변화는 모든 미디어 매체가 뿜어내는 뉴스 때문에 오감으로 실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요즈음의 뉴스 대부분이 전 세계적인 전염병인 코로나 19가 모든 미디어를 사로잡고 마음대로 조종하는 듯, 그런 뉴스가 세상을 더 바빠지게 한 것인지,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에 맞추기 위해 세상이 그 속도를 따라가느라 더더욱 바빠지게 된 것인지, 모든 세계가 설국열차에 강제로 실려져 어디론가 끌려가다가 자가 격리라는 기관들의 권고와 자녀들의 사랑의 간섭 때문에 꼼짝 못하고 집 안에 갇혀 있으니 삶의 속도가 바로 제로 상태가 돼버린 느낌이다. 아마도 바이러스가 아니라, 다른 일로 바쁜 경우라면 이런 때에 생각나는 건 진정한 쉼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쉼이 아니라, 육체의 거리 두기라고 말한다. 급한 일로 은행에 가보았더니 사전에 전화로 약속해야만 들어갈 수가 있다고 공시돼 있었다. 문밖에서 전화를 해서 겨우 들어갔는데 은행원과 고객 사이를 6피트로 거리를 두어 의자가 놓인 것을 보았다


바이러스의 빠른 속도가 가속도를 옷 입혀 더더욱 세상을 바쁘게 만들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려고 취한 조치가 강제 자가 격리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요즈음의 자가 격리를 선물로 받은 쉼인 양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뜻밖에 풍성한(?) 쉼을 선물한 건 사람도 아니고, 하나님도 아니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라니 오늘의 쉼이 거북스럽고 창피하지만, 부정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은 정결의식이라 생각하면 좋겠다


쉼의 요구는 바쁘고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아니라는 듯 나이가 들고 몸이 약한 사람일수록 꼼짝하지 말고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권고를 마치 손꼽아 기다리는 좋은 뉴스처럼 계속해서 전하고 있다. 사실 쉼은 사람들이 만들어 선물한 것이 아니다. 요즈음엔 코로나19 때문에 원치 않게 집에 갇혀 있지만, 실제로 자유가 없으면 쉼이 쉼일 수 없다. 혹시 요즈음의 자가격리조차 오래간만에 갖게 된 쉼이라며 사람들이 좋아할까? 집에 갇혀 있다가 미칠 것 같다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쉼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혹시 우리가 열심히 일했으니 혹은 목표한 것들을 모두 이루었으니 자축하는 의미에서 쉼을 갖고, 쉼을 즐기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창조주 하나님께서 쉼을 선물하시지 않으셨다면, 우린 쉼을 누리기는커녕 쉼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존재였을 터. 쉼의 중요성을 한 가지 말하라면 쉼과 더불어 주어진 자유라고 말하겠다. 자유 없는 쉼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아무튼 하나님께선 모든 피조물들에게 쉼을 허락하셨다. 그 쉼을 쉼 되게 하는 생명이 바로 자유이다. 하나님께서 손수 지으신 첫 사람에게 쉼을 주신 것, 역시 그 속에 자유를 주셔서 인간의 가치를 높이셨다. 어디 사람뿐인가? 심지어 땅도 밭도 쉬도록 하셨고, 나무도 풀도 쉬도록 하셨다. 그들에게도 자유가 필요하기에 자유를 선물하셨다. 누가 뭐래도 쉼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쉼을 언급치 않으셨다면, 누구도 쉼을 알 수가 없고, 쉼을 알지 못하면 자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하나님께선 창조를 통해 모든 것들을 존재케 하신 창조주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쉼이었고, 그 쉼이 하나님의 자유이면서도 모든 피조물들에게 자유를 보장하신다는 선언이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으로 인해 존재케 된 자들로서 선물로 받은 귀중한 쉼이 있고, 그 쉼을 쉼 되게 하는 자유가 있다. 곧 창조주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그 쉼은 그분 안에서 그분과 더불어 누릴 줄 아는 풍성한 쉼이며, 서로의 자유가 쉼을 쉼 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비상시국에 할 수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육체의 거리를 권장하고 있지만, 대신 우리끼리의 마음의 거리는 더더욱 가까워져야 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며,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각자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에 맞춰 그분의 뜻을 찾는 일에 열심을 더한다면, 아무래도 지난날보다는 하나님과의 마음의 거리가 더더욱 가까워지지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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