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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43): 진정 공평한 세상이 가능할까?<4>

 

하나님께선 엿새 동안의 창조사역 가운데서 어느 것 한 가지도 똑같이 지으신 것이 없는데 하나님의 공명정대한 공평하신 셈법의 바탕은 어디에 근거를 두신 것일까? 사실은 이것을 말하려고 앞서 세 번씩이나 같은 주제의 글을 쓴 것이다. 하나님의 공평하신 셈법은 그분의 창조질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하나님의 뜻을 향한 나의 이해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 중 어느 것 하나도 똑 같은 것이 없다는 그 하나의 진리야말로 창조주 하나님의 공평하심의 증거로 제시된 셈법이고, 그 이유이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창조사역으로 너무나도 확실히 보여주신 창세기 1장의 기록, 바로 거기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왜 무엇 때문에 그 많고 경이로운 창조 사역으로 존재케 된 그 많은 피조물들 가운데 서로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도록 만물을 하나하나 다르게 지으셨을까? 그것이 우연일까, 의도적일까? 사람들의 세계에선 어느 것 좋은 것 한 가지가 생겼다 싶으면 그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지만,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그것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아무리 좋아도 더구나 사람들이 아무리 나쁘다고 여기는 것이라도 하나님께서 결국 하나하나 씩 직접 지으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 자체가 공명정대한 공평 중의 공평이었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런 의문이 나올 수 있을 터. 각각 다른 하나하나에서 어떻게 공평을 찾을 수 있으며, 또 어찌 공평을 만든다는 말인가, 이런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실 똑 같은 두 개가 존재하면 어찌될까? 그 존재 자체가 이미 공평을 거부하고 깨뜨린 것이다. 같은 두 개가 힘을 합쳐 그들과 다른 하나를 공격하면 공평한 경쟁이 아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는 건 어느 하나가 상처를 입고 망가지게 되면 하나님께선 그와 같은 것, 혹은 비슷한 것으로 대치시키지 않으시고, 전혀 다른 새것을 만드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다.’라는 선언도 이것을 밝히신 말씀이다. 새것은 옛것과 같거나 비교해볼 만큼 비슷한 것이 아니라,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이다.


그렇다. 새 사람은 옛 사람과 전혀 다른 새로운 피조물이다. 하나님의 창조 작품 하나하나가 그 어느 것과도 비교가 불가능한 오직 하나뿐인 걸작이다. 이것이 다른 것과 비교해서 그 가치를 지닌 경쟁적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무엇이든 그 존재가 유일하기 때문에 걸작이다. 다른 작품과의 비교로 만들지 않으셨기에 걸작은 유일하고 독창적인 것이다.


하나님의 일꾼들 중에선 꼴지가 첫째로, 첫째가 꼴지가 된 불공평의 현상을 볼 수가 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을 불러서 포도원에서 일하게 하고,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약속했고, 일꾼들은 일한 시간이 달랐지만, 원래 약속한대로 모두에게 한 데나리온씩을 지불한 비유가 있다(20). 조금 더 오랜 시간을 일했거나 다른 일꾼들보다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면, 은연중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어 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일한 사람과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주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한 사람이 불공평한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해도 할 말이 없을 터. 하지만, 애당초 시간 수당으로 정해진 급료가 아니라, 하루의 품삯으로 모두에게 한 데나리온을 약속했기에 오랜 시간 일한 사람에 비해서 짧게 일한 사람은 그저 주인의 긍휼의 은혜였을 뿐,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아서 준 것이 아닌데, 그들은 주인의 자비를 비난했다. 자비로운 주인이 베푼 긍휼이 어쩌다 불공평한 처사로 비난을 받은 것이지만, 건강한 사람보다는 질병 때문에 입원한 사람을 위로해준 자비의 긍휼이 어찌 불공평일 수가 있겠는가? 건강한 사람을 찾지 않았으니 아픈 사람도 찾지 않아야만 그것이 공평이란 말인가? 억지로 공평을 만드는 일은 모두 다르게 지음 받은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만드는 행위가 아닌가? 한 마디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인간의 무모한 행위일 뿐이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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