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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간증 - 하동완목자 (HOP목장)

admin 2014.06.24 07:46 Views : 1817

일과 운동으로 평안한 일상을 살던 저에게 건강에 이상이 왔습니다. 2010 5월입니다. 갑자기 간 기능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각종 이상 증상으로 급히 병원에 입원해 각종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했으나,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하였고, 간 기능이 완전히 멈춘 상태라고만 알려 주었습니다. 간 기능이 멈추면 독소 해독과 음식물 소화가 불가능해 뭘 먹으면 극심한 고통으로 괴로움을 받습니다. 온 몸의 심한 황달 현상과 짙은 콜라색의 소변, 전신 무기력으로 걷기 조차 힘들어집니다. 10일 동안의 각종 검사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시카고 대학 간 전문의를 추천하면서 퇴원을 종용했습니다. 그러나, 간 전문의의 건강 보험 유무와 현금 우선 결재 요구에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그래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었습니다. 항공사의 탑승 거부로 잠시 낙담하였으나, 교인의 도움으로 이틀 후 한국행이 이루어졌고, 부산 도착 다음 날, 부산 대학 종합 부속 병원 응급실로 급히 입원할 수 있었습니다. MRI 촬영 후 절망적인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벌써 1/4정도 크기가 줄어든 저의 간 사진을 보여 주면서, 간 이식을 위해 서울 아산 병원으로의 이동을 권유했습니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한국 내 간 이식 대기자가 3만 명이 넘는다는데, 그나마 거부 반응 없이 내게 맞는 간은? 내 차례는? 경비는? 그저 남의 이야기이고 싶었습니다. 절망과 더불어 울분이 밀려 왔습니다. 이제는 갈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느낌. 내가 왜?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원 대기실에서 물만 몇 모금 마시면서 만 3일간의 의도적인 금식을 하였습니다. 그리하면 조금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그러나, 아무런 상황 변화 없이, 매일 새벽마다 채취해간 혈액 검사 결과는 간 수치의 위험 수준으로의 증가만 알려 주었습니다. 3일 만에 9층에 위치한 6인실의 중증 환자실로 이송되었습니다. 10층 건물로, 3층은 경환자, 5층은 분만실, 7층은 약간 중증 환자, 이런 식으로 9층은 말기 암 환자들만 모아둔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10층으로 옮겨지면 사망 임박을 의미했습니다. 병실로 옮겨져 힘없이 절망 가운데 침대에 누워있는 내 모습이 마치 무덤가에 누워있는 것 같았습니다.

 

절망 가운데 소침해 있던 어느 날, 80대 고령의 말기 간암 환자가 제 옆 침대로 옮겨 왔습니다. 그날, 야간 수면 시간 중, 그 분이 밤을 새워가며 외치는 단 한 마디의 절규; “엄마! 엄마! 아파! 아파!” 80 어른이 온 밤을 고통과 절망 속에서 엄마란 이름을 쉬지 않고 끝없이 부르고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나머지 다섯 환자 어느 누구도 한 마디 불평 없이, 그 신음 같은 절규의 소리를 밤새도록 들으며 뜬 눈으로 온 밤을 지새웠습니다. ‘참 생명이 덧없구나! 그 어떤 강인한 결심과 결단도,

인생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직시해야만 할 때에, 우리는 이처럼 연약하고 나약한 모습으로 돌아가지는가? 과연 우리가 호언 장담하는 그 성숙과 어른스러움은 어디에 숨어 버렸는가? 나 또한 마지막 순간에 저럴 것인가? 나는 누구의 이름을 부를 것인가?’ 다음 날, 병실 안의 환자 이름과 병명을 외웠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침대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나직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의 자비를 구했습니다. 간절함이 저의 상황을 잊게 해주는 듯해서 더 열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던 중, 몇 일이 지나, 계속 치솟는 내 간 수치와 더불어 절망과 체념의 단계를 넘어, 나의 현 상태를 인정하고 수긍하면서 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의 앞으로의 생활은? 대책은? 등등. 지난 나의 삶 가운데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껄끄럽고 부끄러운 것들에 대한 회상. ! 그때 내가 좀 그랬지! 그래, 그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때 내가 이렇게 한 것 잘못했다고 사과해야지 등등……. 회개와 반성의 필름이 어릴 적 시간부터 시작하여 너무도 생생히 재생되어 지나 갔습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져 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예수 그리스도! 결혼과 더불어 시작된 교회 문지방 넘나들기 어언 18. 최대의 의문 중 의문이었던 주님과의 관계를 비껴 갈 수 없었습니다. 어떤 때는 주님이 가까이 계신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해서 교만한 마음으로, 믿음 없어 보이는 형제 자매를 판단하던 때도 있었다면, 어떤 때는 도통 믿음이란 게 알송달송,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던 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차분히 돌아보니, 총체적으로 내가 알고 믿노라 한 그 모든 것이 거짓과 무지, 착각, 가식으로 가득한 시간들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 사나이가 좀 당당하자! 이젠 끝인데, 출구가 없는데! 내게 주어진 시간이 여기까지인데!’ 기도했습니다. 진심으로. 주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제가 죄인입니다. 나의 죄가 태산 같아, 감히 주님께 용서조차 구하지 못하겠습니다. 나를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모든 것을 내려 놓았습니다. 생명도 애착도 그저 여기까지 허락해주셔서 살게 해주시고 많은 기쁨과 감사해야 할 일들을 기억 가운데 많이 간직할 수 있게 해주셨음을 감사 드렸습니다. 그런 다음 날, 마음에 참으로 큰 평안이 왔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감사했고, 햇빛까지도, 그 한줄기 한줄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감사의 선물로 느껴졌습니다. 이제 여기서 모든 것이 끝이라 한들, 감사함으로 경배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틀 후,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그 동안 병의 발병 원인을 몰라, 약이란 것을 한 번 처방해 주지 않고, 3주간 링거만 계속 주입하고 있었는데, 간 수치가 조금 내려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더 많이 내려갔다는 소식,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여왔습니다. 4주간 입원 후, 외래 환자로 분리되어 퇴원수속을 밟았습니다. 완전한 회복은 1년여가 더 걸렸습니다. 지금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그 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그 후에도 일일이 언급할 수 없는 많은 하나님의 복과 인도하심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16 31절 말씀입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새 생명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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