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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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지만, 또한 대화하는 존재입니다. 생각이 안에 홀로 일어나는 (사적영역의) 사유작용이라 한다면, 대화는 밖에서 함께 하는 (공적영역의) 사유작용입니다. 공적 사유작용이 없는 사람은 독선과 아집,독불장군 식의 대인관계로 흐르고, 자기만 옳다는 식의 ‘자기 의’에 충만하여 쉽게 판단과 정죄를 하거나, 어떤 상황에도 자기를 드러내 보이려는 무의식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은 잘 모르며, 지성과 신앙인의 성찰은 이런 자기의 모습을 보게 만듭니다.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일상의 ‘공적사유작용’은 소시민들이 함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옳고 그른 것을 쉽게 판단해버리는 흑백논리는 이런 사유를 어렵게 만듭니다. 사유의 과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극단적이고 단정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때로는 신앙적 강직함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쉽게 칼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이 모두 자기와 남을 아프게 하며, 공동체를 무너지게 하는 요소들입니다. 공적사유과정을 잘 하려면 독서, 학습, 여행 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공적사유과정으로서의 대화는 직접적이며 대면적이기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과정입니다.
가정은 물론, 교회, 목장은 대화가 살아있는 곳, 살아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삶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든 참여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감대를 이루는 이야기들이 오고갑니다. 생각지 못했던 사람의 생각지 못한 이야기 속에 나를 돌아보고, 나의 신앙인격이 다듬어 집니다. 내게 있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있는 이야기가 되며, 다른 사람의 희로애락이 나의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대화의 길은 언제 어디서나 활짝 열려있어야 합니다. 가끔 대화를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것이나 생각없이 일방적으로 다 쏟아 붇거나, 아니면 어떤 잇슈에 대해 언성 높여 따지는 것을 대화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닙니다. 대화는 같이 생각하는 공적사유과정이며, 대화는 서로를 만들어 가는 공동체적 성격입니다.
목사와 대화도 그렇습니다. 안부, 일상, 상담, 신앙지도 등 모든 대화가 나/서로를 이해하고 만드는 중요한 길입니다. 대화 없는 추측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근거 없는 자기확신만 늘어갑니다. 모두 그렇지만, 특히 목자목녀는 목사와의 대화를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공식적인 신학교 훈련 없이 목자목녀로 목회하고 있는 분들에게 목사와의 대화는, 일종의 목회훈련과 같은 유익이 있습니다. 목사가 답을 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함께 답을 만들어가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에게서 답을 찾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목자가 목사를 만나면 목원 흉보는 줄 오해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아닙니다. 목자목녀는 목원들 흉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목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신앙과 인생에 있어 목원들을 도우려고 작정하고 나선 사람들입니다. 목원들께서도 목자목녀를 신뢰하여, 마음 열고 대화하시기 바랍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누구나, 어떤 관계에서든지 공적사유과정으로서의 성숙한 대화를 적극 장려합니다. 함께 따뜻해질 것입니다. 마지막 시간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자기를 정직하게 돌아보고 새롭게 결심하는 기도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마무리는 항상 새로운 시작인 것을 기억하기 바라며, 묵상했던 중요 내용들을 몇가지 정리해드립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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