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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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좋은 일에는 기쁨과 감사로, 아프고 힘든 일에는 슬픔과 후회로 반응합니다. 모든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모든 반응에는 자기 자신이 담겨 있습니다. 내 반응 속에, 내 역사 이해, 대인적 사회성, 인격과 신앙, 성품, 지적 수준, 정서적 공감 능력, 살아온 흔적,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 등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좋은 일보다 슬프고 힘든 일에 대한 반응은 더욱 그렇습니다. 가족이 세상을 떠날 때, 비지니스가 어려워질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일을 실패했을 때, 반복되는 큰 실수로 길을 잃을 때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일에 대한 반응은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여러 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의 5단계는, 죽음 뿐 아니라 다양한 일상에서 나 자신의 신앙인격적 반응을 생각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 어떤 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부정denial부터 합니다.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등의 말로 슬픔이나 아픔, 실수나 실패를 밀어내려 합니다. Why me? 라는 말로 자기의 상실과 손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죽음, 별리, 손실, 실패, 실수 등을 가능한 받아들이지 않으려 부정합니다. 다음 단계는 분노anger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원인을 향해 무한정의 화를 냅니다. 다른 가족일 수도 있고, 지인이나 공동체의 일원일 수 있으며, 심지어 하나님 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 아니어도 그 사람에게 분노함으로, 이 상실과 실패가 마치 자기와 상관 없는 것처럼 느끼고 싶어합니다. 떠난 사람이나 실패 실수한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고, 자신은 아직 회복의 열정이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세번째 단계는 타협bargaining 입니다. ‘만일 이랬더라면…’’ 하는 가정을 통해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다른 한편으로는 자책을 합니다. 일어난 일에 대한 절충심이 생기는 때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부터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막연한 작은 다짐이 생기기도 합니다. 네번째 단계는 우울depression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상실과 아픔, 실패와 실수에 대한 격한 감정, 정서적 불균형을 느낍니다. 분노와 다른 내적 감정이 생겨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기도 하고, 의도적인 외로움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그로 인한 정서적 불안정으로 극단적인 행동도 가능합니다. 마지막 다섯번 째는 수용acceptance입니다.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상실, 실패, 실수 등의)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이대로 주저 앉아 있으면 안된다는 마음이 생기며 일어섭니다. 수용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심리적 발판을 만들어 주며, 사건에 대해 재해석 합니다. ‘어떠한 뜻이 계실 것이다.’ ‘내가 변해야지’ ‘잘 될거야’ ‘할 수 있어’ 등이 대표적 수용입니다.
모두 이 다섯 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 해도 사람마다 그 시간과 정도는 다릅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에 나는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고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과정보다는, [인정-성찰-수용-변화] 로 이어지는,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반응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에 유익할 것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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