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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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다니던 국민학교에 동굴이 하나 있었습니다. 속에 무엇이 있는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호기심으로 입구를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어느날 장난끼 가득한 친구 한 녀석이 큰소리치며 동굴안으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온 몸에 흙을 묻힌 녀석이 엉금엉금 기어나왔습니다. 모두 박수를 치며 녀석을 환영하였고, 녀석은 금방 영웅이 되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 다음에 동굴로 들어가는 아이들이 늘어난겁니다. 한 녀석이 들어갔다 나오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나봅니다. 결국 그날 녀석의 행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의 기준을 높여 준 셈이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었는데, 낯선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행색이 초라하긴 했으나 그 사람이 누군지, 어디가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 한 녀석이 ‘엄마~!’ 하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습니다. 남은 아이들도 덩달아 엄마를 부르며 도망갔습니다. 한참을 간 뒤에야 소리 지르며 도망간 녀석에게 물었습니다. ‘너 왜 그렇게 소리지르고 도망갔어?’ 아이는 ‘몰라, 그냥 무서웠어~!’ 그랬습니다. 한 아이의 이유 없는 행동 하나가 다른 아이들도 까닦도 모르고 도망가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원인제공이나 행동기준이 되곤 합니다. 무심코 한 말이나 행동 하나가 때로는 좋고 긍정적인 원인을 제공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본의 아니게 나쁘거나 부정적인 기준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한 사람에게 만이 아닙니다. 개인의 위치와 역량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과 큰 규모의 단체를 움직이게 하기도 합니다. 아버지와 목사로 살면서, 제게 있는 큰 부담감이 이것입니다. 나의 언행이 잘못된 삶과 왜곡된 신앙의 암시효과가 있으면 어쩌나 하는 것입니다. 나로서는 옳고 마땅하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참 미숙했다는 생각이 제법 들기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때의 언행은, 다른 사람 역시 미숙하게 만든 셈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어떤 기준이나 원인을 제공하고 살아왔는지 돌아볼 때에,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빠진다하신 주님 앞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부모는 가정에서 아이들의 기준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어른들은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원인을 제공해주는 사람들입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인들에게 기준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초원지기 내외는 초원의 목자목녀들에게, 목자와 목녀는 목장식구들에게 원인을 제공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 누구에게나, 어떤 모양으로든지, 원인제공하거나 행동기준이 되곤합니다. 아무도 탓할수 없고, 아무도 핑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상처를 줄 수 있고 행복도 나눌 수 있습니다. 소망의 영향력이 될 수 있고, 절망의 파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닮은 부정적인 사람을 만들수 있고, 자기 닮은 긍정적인 사람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관계의 평화를 유지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쉽게 평화를 깨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종류든지, 다른 사람의 원인과 기준을 바로 가까이 사는 내(우리)가 만들고 삽니다. … 그렇다면… 이제는 / 좋고 긍정적인 원인과 기준을 만드는 사람으로 / 살아야 하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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