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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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했습니다. 집 이사가 아니고, 교회 목회실 방을 옮겼습니다. 교육부 전도사님들이 사용하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좁은 방에 같은 물건이 들어가려니 힘들었지만, 이젠 정리가 되었고, 아늑한 방을 즐기고 있습니다. 방을 옮기며 느낀 점들이 있어 몇가지 나눕니다. 먼저는 ‘다운싸이징(축소)’에 대한 생각입니다. 방이 작아졌습니다. 구석진 곳입니다. 창문을 열수 없습니다. 햇볕들지 않는 북향입니다. 몰랐던 것 아닙니다. 몇 번을 두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옮기고 정리하는 날에는 힘들었습니다. 계속 자리 배치를 바꿔야 했습니다. 작아진 것이 적응되지 않았습니다. 쌓아둔 짐 사이로 옹삭하게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그 틈사이를 다니는 마음이 불편했었습니다. 그러기를 몇일, 이제 안정된 방에서, ‘축소’를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이란 [축소]에서 [빈손]을 거쳐 돌아갈켄데, 어떤 의미에서든지, ‘축소’를 미리 연습해 보는 것도 지혜인 것 같습니다. 금년에 ‘축소’하여 ‘집중’해 보십시오.
좁아진 방에 들어가려니 많이 버려야했습니다. 막상 무엇을 버릴까 생각하니,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래서 필요하고 저것은 저래서 필요했습니다. 그대로 두면 쓸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는 짐을 머리에 두고 살것 같아 결단을 내리고 다량의 비디오테이프와 카세트 테이프 등을 버렸습니다. 그동안 버릴 수 없었던 것은 ‘용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향한 ‘기억’과 ‘마음’ 때문이 었습니다. 만일 사람에게 [쓸모]가 폐기의 기준이 된다면 참 슬픈 일입니다. 마음다한 사랑의 공유된 기억때문에, ‘쓸모 없는 때에도 가장 쓸모 있는 사람들’로 살면 좋습니다.
그런가하면 아껴두다가 버린 것도 있습니다. 좋아서 두었는데 사용시간이 지난 것입니다. 몇 종류의 약과 차가 그랬습니다. 꼭 필요할 때 먹어야했고, 분위기 내서 마시고 싶었던 차였습니다. 아깝고 아쉽지만 버렸습니다. 귀한것은 아낄것이 아니라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귀한것 있으면 아끼지 마세요. 귀하니까 사용하세요. 하나님 위해 사용하고요. 사람들 위해 사용하세요.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사람에게는 평안을 잇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짐정리중에도 망중한을 누렸습니다. 곳곳에 숨은 자료들을 보면서, 아 이때는 이랬었구나, 아 저때는 저랬었구나, 생각하며 혼자 미소 짓고 혼자 눈물지었습니다. 잊고 사는 지난 날들이 없어진게 아니라 저장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에게도 그런데, 하물며 하나님에게는 내가 잊고 살아도 저장된 [나]가 얼마나 많을지…. 하나님께서 좋게 기억하실 마음을 품고 살고요, 하나님께서 미소지으실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국으로 이사하는 날까지 얼마나 더 많이 이사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작든 크든 우리의 [이사]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거룩의 가난 길’이 되며,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의 가난 길’이 되면 좋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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