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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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나온 것을 쉽게 잊고 삽니다. 내가 살았던 [나의 세계]가 어떠했는지 너무도 쉽게 잊습니다. 그 시절의 정치, 사회, 경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잊는다는 말입니다. 기억하기 싫어 거부하는지 모르지만, 여하간 잘 잊습니다. 지금의 반듯하고 듬직하며 성숙한 인격의 모습이 어릴적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저는 한번도 부모님에게 혼난 기억이 없습니다. 이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날 일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혼내시지 않았던 것이며, 매를 맞지 않았음을 혼나지 않았다고 오해했음을 깨닫습니다. 내가 살아왔던 나의 세상을 돌아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부모님께서 무척이나 속상하신 때가 제법 있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기억조차 없는 어린 시절에 눈이 아파 이곳 저곳 큰 병원으로 옮겨다닐 때, 친구들과 짓궂게 놀다가 철봉에서 떨어졌을 때, 무릎 뼈 속이 다 나오도록 크게 넘어졌을 때, 집안 부도에 작은 꿈이 무너져 공부하기 싫어졌을 때, 부모님 신뢰를 오해하여 의논 없이 내 맘대로 결정해서 알려드렸을 때, 깊은 노환에 내 몸처럼 돌봐드리지 못했을 때, 외로운 그대로 혼자 두고 떠나왔을 때 등이 그렇습니다. 부모 마음에 대못을 박고도 작은 바늘 하나 박은 정도로 생각한 일도 많을 것입니다. 정성과 사랑으로 나를 키우셨는데, 스스로 컸다는 생각을 왜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조차도, 내가 말하는 이런저런 때 말고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이런저런 때가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부모님은 나의 세상을 덮어주셨습니다. 곪아터진 냄새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덮으셨고, 덮어주신 동안의 시간을 제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의 선물로 주셨습니다. 성장하며 생긴 분별력조차도 부모의 가르치심이었고, 삶을 대하는 자세도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이었습니다. 책으로 기술하지 않았고, 정돈하여 말씀하시지 않았어도, 부모님은 지금의 내 세상을 열어주셨습니다. 내 세상에 관통하고 있는 부모의 덮고 여신 흔적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제 이야기 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하늘 아버지의 덮으심…. 을 생각하니, 글이 쉽게 써지지 않습니다. …. 덮어주셨던 것인데 잘한 줄 알았으며, 기회를 주셨던 것인데 저절로 찾아온 시간인 줄 알았고, 죽었는데 산 줄 알았습니다. 지난 내 세상은 기실 하나님의 세상이었는데, 우리 모두 내 세상, 내 경험, 내 지식으로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자식 세상 만들어주기 위해 사람 아비어미들도 그리 수고하는데, 하물며 우리 하나님이실까? 그런데 우리는 자꾸 잊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나의 세상은 없고, 내가 만들어온 내 세상만 있었던 것처럼, ‘내 세상’을 내세우며 자랑하니 어리석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를 자녀 삼으시고, 우리 세상을 반듯하게 세우시고자, 맘과 뜻과 정성 뿐 아니라 아들 목숨까지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 만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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