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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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새로운 한류’라며 임윤찬 학생의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신문 지상에서 보긴 했지만 그저누가 상 받았나 생각하며 지나쳤었는데, 아내의 살짝 들뜬 목소리에 바로 찾아보았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한류란 세상에 부는 한국대중문화의 열풍인데, 이번에는 클래식에서 한류가 느껴진다고들 합니다. K-pop으로 불리는 대중 음악, K-bop 이라 불리는 김밥 컵밥 비빔밥, K-movie로 불리는 영화 등이 있는데, 이제 K-classic이 생길 모양입니다. 번역에 있어서도 Korea Wave 혹은 Korea Fever를 넘어 Hallyu라는 고유명사로 표기할 정도이니 대단합니다.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쿨Van Cliburn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에서 당당히 우승한 실력 외에도 18살의 최연소 우승자라는 것과 순수 국내파 연주자라는 것 때문에 특별하게 여겨집니다. 게다가 산 속에서 피아노만 치면서 살고 싶다는 낭만적인 인터뷰 덕분에 사람들은 그의순수성에 빨려들고 있습니다. 그를 지도한 손민수교수는 임군의 실력을, ‘작은 연습실 속에서 자기단련과 절제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 했습니다. 그 결과의 성취는 ‘진정한 자유’이자 ‘음악의 힘’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음악 속에 담긴 이해와 공감이 선생(앞선자)과 제자(뒷선자)를 두텁게 아우르고 있음이 부러웠습니다.
이미 2017년과 2009년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다른 사람들이 있었으며, 다른 악기 혹은 다른 대회에서, 그리고 성악에서도 세계적 두각을 나타낸 한국사람들이 많으니, 서양역사의 자부심 깊은 클래식 세계에 K-classic이 생기겠다는 기대가 어설프지만은 않습니다. 지난 분들의 귀한 열매에 축하드리며 앞으로 나올 사람들에게도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노파심 같지만, 18살 소년의앞길을 어른들이 망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깊습니다. 열 여덟살은 성공이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입니다. 어른세계의 무지개빛 상술에 도취하지 않도록 보호해줘야 합니다.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는 고독한 ‘단련과 절제’가 지속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첫 수업에 받은 A+가 마치 수석 졸업생에게 주는 축배처럼 생각되지 않도록 조심해줘야 합니다. 다행히도 그런 면에서도 강한 멘탈을지녔다니 가히 세계적이며, K-classic을 맡겨도 될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윤찬군 만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 다양한 영역의 일들이 그렇습니다. 자기의 [작은 방]에서 버텨낸 오랜 세월의 ‘단련과 절제’를 통해 열매가 맺힙니다. 다른 것들을 잘라내는 과정을 통해 사람이 되며,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거둬내는 과정을 통해 전문가로 거듭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기의 것이이뤄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유익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지금은 모든 것들이 피상적으로 흐르는 세상입니다. 우리의 고유한 신앙마져 각기 다른 피상성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접점,나와 너의 접점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슬플 정도로 타인이 제거된 이기적인 세상입니다. 이런 때, 한 한류의 태동을 보고, 한 한류의 물결을 배웁니다. 지금도 교회 안밖의 다양한 골방에서, 신실함으로 자기를 쳐서 다스리며, 성실함으로 깊은 실력을 만들고, 밖으로 낼 것과 안으로 품을 것을구별하며,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자기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신앙, 우리 ‘함목’에도 이런 물결이 힘차게 일어나기를 소원합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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