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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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애 첫 가족 이별은 1980년 3월 15일, 할머니께서 91세의 일기로 천국에 가실 때였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생각치 못했던 일에 대하여 차츰 실감해야만 했습니다. 가족이별을 내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픔이요 슬픔이라는 것을 그 때 알았습니다. 세월 흘러 친구나 교우 가정의 장례 소식을 자주 들었고, 목회자로 나선 이후에 장례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왔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부음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죽음은 당사자에게는 하나님께 가는 길이지만, 남은 자들에게는 이별이기에 언제나 힘듭니다. 수를 다했거나 평안히 눈을 감았으면, 호상好喪이라 하여 유가족을 배려하고 위로하지만, 언제나 호상만은 아니어서 조문의 언어조차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평소보다 안타까운 장례 인도가 있습니다. 죽음을 맞이하기엔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여러 가족이 한꺼번에 어려움을 당했을 때, 부모 상인지도 모르고 장난치는 어린아이들 볼 때, 혈혈단신으로 살아온 탓에 한 사람 상주조차 없을 때, 쌓아 둔 물질은 많은데 적은 조문객으로 허전할 때, 그리고 예수님 믿지 않고 돌아가셨을 때 등입니다.
엊그제 하루 걸러 두 부음을 들었습니다. 전혜정사모(남편 최동윤목사)와 강희구형제(아내 전선영자매)의 부음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다가 한 가정은 한국으로 다른 가정은 캘리포니아 로 이사갔습니다. 인도네시아목장의 강희구형제는 몇 년 동안 암으로 투병해왔고, 우리는 그 기간을 함께 기도해왔습니다.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함께 기뻐했고, 재발할 때는 마음 조리며 기도했습니다. 가망 없다는 소식을 듣고 낙심했으나,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섭리에 의탁하였습니다. 무엇인지 지금은 선명하게 깨닫지는 못하지만, 강희구형제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심을 다 이루셨기에 부르신줄 믿습니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을 생각할 때, 가슴에 무거운 돌덩어리 하나 들여 놓은 기분입니다. 청년목장 전혜정사모님 부음을 듣고 깜짝 놀랐고,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 어, 소리만 나왔습니다. 아프다는 소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급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한국에 들어간 후 자주 소식을 듣지는 못했어도, 잘 지내고 있겠거니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느닺없이 전해진 부음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나이를 봐도 아쉬웠고, 아이들을 봐도 그러했습니다. 두 분 부음으로 먹먹한 가슴에 헛기침이라도 해보지만, 마음 아픈 것이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당분간 두 가정 위한 기도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시 깨닫습니다. 부르심에 때와 순서 없으니, 사는 동안 깨어 있어야겠고, 하루하루 삶이 신실해야겠습니다. 사람 사이에 남은 흔적도 소문으로 도는 법이거늘, 하나님 앞에는 감출 것 하나 없으니, 인생보고서 잘 작성하는 삶, 신앙, 관계되어야겠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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