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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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 중요한 비밀이 있습니다. 이 비밀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안다고 해도 대부분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헛헛한 웃음으로 그러려니 할 뿐입니다. 저는 오래 전에 이 비밀을 알고말았습니다. 큰 일로 여기지 않아 혼자만 알고 지내왔습니다. 이제 알려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맞아’ 맞장구 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그래?’ 깜짝 놀라는 분들도 있을 것이며, 자기를 돌아보며 어쩔줄 몰라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이제는 알았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출생의 비밀을 말하는 마음으로 알려드리니, 이제부터는 온 교우가 이 비밀을 다 알고 계시기 바라며, 특히 교회를 자주 드나드는 분일수록 가슴 속 깊이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는 어디서나 이야기가 다 들립니다.] (왓? 이게 무슨 소리? 이러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하니 다시 말씀드립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어디에서 이야기를 나누든지 다 들립니다. 부엌에서 하는 이야기는 옆 화장실, 스테이지, 이층 화장실에 들립니다. 화장실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옆화장실이나 부엌에까지 들립니다. 스테이지에서 하는 이야기는 이층 화장실에 들립니다. 사무실 복사기 옆이나 서무간사 주변에서 나누는 이야기도 각 방에 들리며, 각 방에서 하는 이야기는 다른 방에 들릴 뿐 아니라 사무실 오가는 복도까지 들립니다. 유아부실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그 방을 둘러싼 사방의 로비와 복도에 들립니다. 체육관에서 하는 이야기는 로비와 부엌, 그리고 이층 화장실에 들립니다. 로비에서 하는 이야기는 본당과 체육관에 들립니다. 이층 로비에서 하는 이야기는 이층 각방과 일층 로비에 들리며, 이층 회의실에서 부르는 찬양도 일층 유아부실 방까지 들립니다. 깜짝 놀라셨겠지만, 사실입니다. 우리 교회는 곳곳에서 소리가 다 들립니다. 방음시설이 잘 안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이야기가 다 명확하게 들린다는 것도 아닙니다. 경우와 장소 및 거리에 따라서는 독백과 대화의 내용이나 어조가 명확하게 들리기도 합니다만, 일만적으로는 대화의 윤곽만 알 수 있습니다. 누구인지, 기쁨의 이야기인지, 분노의 소리인지, 사실과 다른 이야기인지, 흉보는 이야기인지, 은혜의 찬양인지, 기도하는지, 다투는 이야기인지, 칭찬과 격려의 분위기인지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교회에서 못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글을 쓰는가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제 방까지 들려오거나, 오가다 듣는 소리에 때로 안타까운 적이 있지만, 우리는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교회입니다. 다만 공적인 예배는 물론, 사적인 대화까지라도 하나님께 열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각을 나누는 것입니다. Bridge 단계를 지나는 우리에게 덕담과 축복이 얼마나 큰 힘인지 알면 좋겠습니다. 오래전에 Complain Free World Campaign(불평 불만 짜증 원망 부정적사고 파괴적대인관계 등이 없는 주변과 교회 및 세상 만들기 운동)을 했었습니다. 부엌에 이 글을 써 붙였고, 지하 복도와 각 교실에도 그랬습니다. 사무실 곳곳과 각자의 방에 이 글을 붙여놓고, 진정 우리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로 사용되기를 간절히 원하며 40일간+@의 훈련기간을 지냈었습니다. 그 때의 글과 손목밴드는 찾아볼 수는 없지만 우리 교회가 이런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간절합니다. 교회 만이 아니라 우리가 있는 곳이 그렇고, 우리 교인들과 연결된 자리는 언제나 긍정과 화평을 만들어내며, 하나님 은혜 신앙이 기반을 이룬 공간과 관계이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간절합니다.
이제 비밀을 아셨지요? 더 큰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 입술의 모든 것이 열납되기를 바랄 뿐 아니라, 우리 마음의 생각을 아시고, 혼자 하는 소리까지 들으시며, 어느 곳에 숨어도 다 지 보고계신답니다. ^^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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