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마다 얼굴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타납니다. 인생 사십쯤되면 그동안 살아온 자국이 얼굴에 표시되고, 그보다 더 나이가 들어갈수록 얼굴이 자기에 대하여 더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나 이렇게 살아왔어!’ 라고 말입니다. 홍이삭선교사님은 수년전 처음 만났을 때나 선교사로 파송하는 지금이나 여전히 같은 얼굴입니다. 그 얼굴엔 주님을 위해서라면 손해볼 수 있는 사람, 그 나라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술수로 살지 않는 사람, 소유와 명예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 주님의 온유를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그동안 이 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남다른 의술을 주셨고, 잘 나간다는 한국에서 미국땅으로 부르시더니, 그렇게 꼼짝 못하도록 사지를 묶어 놓으실줄은 몰랐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몰랐고, 무슨 계획을 세워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하도 답답하여 내심 중국 선교병원에라도 보내볼까 생각했는데도 그것마저 길이 열리지 않아, 답답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멀고 먼 땅에 보내신다해서 뒤돌아 보니, 그동안 왜 그러셨는지 일순간에 이해가 갑니다. 역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두 분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든든하고 한편으로는 마음 시립니다. 든든하다는 것은 그 곳에 있는 아이들이 제대로 사랑받겠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비록 만나는 아이들, 소수의 학생들이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예수 사랑을 전해줄 수 있겠다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아이들에게 사랑베푸는 또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하시겠지만, 적어도 두분 주변에 있는 아이들은 행복하겠다는 든든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마음 짠하다는 것은 동토라 불리우는 어려운 땅에 홀로 밀어넣는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이런저런 흉흉한 소문이 들릴 때마다 아픈 눈물로 기도했던 땅인데, 그 곳에 보내자니 가슴 먹먹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안가겠다고 하면 그만일텐데, 가야하는 곳이니까 간다고 하니 그렇고, 예수께서 앞장서서 가실 곳이니 뒤따라 간다며 떼는 발걸음이니 보는사람 마음 무거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냥 그곳에 산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는 일이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니 잘 가르치십시오. 좋은 선생님 되셔야 좋은 선교사될 수 있습니다. 분야가 의학이요 생명과학이니 오랫동안 병든 그들의 육신도 잘 치료하여 주시고, 건강의 길을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머지않아 자기 영혼의 신음소리를 스스로 들을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옛날  낯선땅 조선을 찾아와, 인술과 복음의 문을 같이 열어주었던 사람들처럼, 그 땅의 알렌H. N. Allen이나 헤론J. W. Heron이 되고, 그 땅의 언더우드H. G. Underwood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먼 훗날 그 땅 사람들이 기억하며 고마워할 수 있는 이름되기를 바랍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 아니며, 함께 갈수 있는 곳 아니니, 기도로 계신 곳 벽을 넘나들겠습니다. 마음 다해 동역하겠다는 다짐으로, 두 분을, 머나먼 땅에, [붉은이삭 주어모으는] 선교사로 파송합니다.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