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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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왔습니다. 오래 누워계신 장모님이 언제 하나님 곁에 가실 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내에게 찾아뵐 기회를 주고 싶었고, 또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보고 배울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열흘전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내가 심한 통증을 호소해왔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근육통이려니 가볍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약물이나 입원치료가 필요한 대상포진이었습니다.
어디 아프냐는 질문에 대상포진이라고 말하면, 그게 무엇이냐고 되물어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명도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첫마디, '아이고, 그것 되게 아픈데요!'라는, 그 병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자신이나 가족 중에 경험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병을 알고있다는 것이 제게는 무척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우리만 몰랐나 의아해하였습니다. 저와 아내는 대상포진이라는 병명은 들었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증상이나 처방도 몰랐습니다. 모르니까 아내를 더 오래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나아가, 모르다보니 당연히 초동 대처가 늦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위기상황에서는 처음 대처가 중요한법인데 우리는 늦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니 대처가 늦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나면 삼일 안에 병원에 가야 한답니다. 그렇지않으면 입원까지 해야 하며, 자칫 만성통증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일찍 대처했으면 비교적 적게 아플 수 있었던 것을 초동대처가 늦어 병을 키웠으며, 가족이 함께 움직이도록 미리 세워둔 일정까지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되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전부인양 사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모르면서도 스스로 자가진단하는 것은 해롭습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듯,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데 자유로워야 합니다. 모를수록 빨리 물어보는 것도 지혜입니다. 길을 찾느라 고생하면서도 묻지 않는다고 핀잔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일상 뿐 아니라 교회생활,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모든 일에 늘 처음가는 길처럼 가고, 늘 처음 시작하는 일학년처럼 사는 자세가 좋습니다. 그래야 하늘 향해 눈과 귀를 열 수 있으며, 먼저 길 간 사람들 향해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가벼운 정보를 깊은 지식인양 착각하지 않아야 하며, 모르면서 아는척 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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